[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건전하게 발전할수 있도록 힘쓰겠다,”
진대체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협회는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회장으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선출했다.
진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제 2의 반도체’이자 ‘제 2의 인터넷 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뛰어난 정보보안성과 거래안정성, 편의성에 기반한 블록체인 산업은 21세기 미래산업의 핵심분야”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투자와 기술개발이 필요한 신산업 영역”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진 암호화폐의 투기성 논란에 대한 정부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 분야의 성장 동력이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꺼져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진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확한 사회적 이해가 형성되기도 전에 암호화폐의 투기성이 먼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며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는 ‘묻지마’ 투자는 도박과 다를 바 없다는 정부 우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협회 역할에 대해서는 “협회가 정부와 업계 사이에서 효율적인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며 “또한 회원사들이 신규 업체 육성을 위해 투자하도록 유도해 건강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21세기 4차 산업의 가능성을 미리 예단하고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적절한 예측과 전망을 제공하는 역할 역시 우리 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영업질서 유지 및 분쟁의 자율조정을 위해 자율규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초대 자율규제위원장으로 전하진 전 국회의원이자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선임했다.
전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영업장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홍보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초기지 돼야 한다”며 “블록체인 생태계에 필요한 시장과 지원자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국내 암호화폐 투자행태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20여 년 전 IT버블의 흥망성쇠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던 그는 지금의 암호화폐 투자행태는 IT버블 때의 ‘묻지마 투자’와 다르지 않다고 경고했다. 전 위원장은 “‘묻지마 투자’에서 수익을 봤다면 그것은 도박판에서 운 좋게 좋은 패를 집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런 행운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회는 새로운 임원진도 소개했다. 사외이사에 인호 고려대 교수 겸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을, 감사에는 김홍기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겸 KCERN 이사장을 비롯해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서동원 전 규제개혁위원장, 이상일 전 국회의원,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은 고문에 선임됐다.
거래소 회원의 영업행위와 관련된 민원분쟁의 자율 조정을 위해 자율규제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에는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됐다. 준법정보센터장에는 송강호 전 경찰청 수사국장이 선임됐다.
협회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27개사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술 관련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 총 60여개 회원사가 속해있다. 대기업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중견기업 아이티센도 회원사로 포함돼 있으며 지란지교시큐리티, 진앤현시큐리티 등 보안 관련 업체들도 가입했다. 공공부문에는 대전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