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일 입장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시켜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이는 그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경쟁 활성화, 공정경쟁, 방송통신산업육성 정책과 정면 배치된다”면서 “플랫폼 1위 사업자와 콘텐츠 1위 사업자의 상호 지분 보유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해 글로벌 경쟁력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그룹의 우려는 SK배에 탄 CJ헬로비전이 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경우 유료방송시장에서 KT그룹(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과 정면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생한 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침체된 유료방송에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 콘텐츠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정부 정책과 온도차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KT는 SK텔레콤의 무선의 지배력은 유선시장에 지속적으로 전이돼 왔다면서,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통신사업 진출, 신세기통신 인수로 무선 지배력 확보, 하나로통신 인수로 유선에도 진입했으며, 이제는 CJ헬로비전 인수로 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방송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유선에 이어 유료 방송 서비스까지 무선의 끼어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KT “방송의 공공성 훼손 및 유선방송산업 고사”
KT는 “이번 인수가 허락되면 유선방송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SK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60%를 넘게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SK그룹은 지역 보도(지역채널)를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SK그룹이 실질적인 보도 채널을 소유·운영하게 돼 방송의 공공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유선방송산업 자체가 고사돼 산업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하고, 결국 미디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로막게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지역성 구현을 위해 케이블방송에 허락된 지역채널을 YTN 같은 보도채널과 똑같이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다.
◇ 중소 알뜰폰 사업자 육성한다는 정부 정책 기조 위배
KT는 또 이번 인수로 SK텔링크(알뜰폰 2위)와 CJ헬로비전(알뜰폰 1위)이 SK라는 한 우산 속에 있게 되면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정부가 추진해온 중소 알뜰폰 사업자 육성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사실 미래창조과학부 안팎에서도 일부 공감하는 내용이다.
KT는 “알뜰폰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이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면서 “SK그룹의 영향력 하에 있는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되어 이동통신의 시장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까지 확대되고, CJ헬로비전은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인데 상도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 KT망을 이용하는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SK텔레콤이 관리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사업자 이익에 치중함으로써 85만 고객의 서비스 편익은 뒷전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KT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무선시장 점유율 50% 사수를 위한 무리한 인수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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