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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월마트를 포함한 미국 17개 기업이 ‘새 일자리 10만 개 창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청년의 사회진출을 돕고 경제도 활성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위해서다.
560만명의 미국 청년(16~24세) 백수가 대상이다. 일단 수습과 인턴십 위주로 일자리를 줘 정규직 고용으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참여기업도 스타벅스,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타깃, JP모건체이스, 힐튼 같은 쟁쟁한 대기업이다.
하워드 슐츠(사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이 보유한 각종 기술과 경험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고 싶다”며 “많은 기업이 프로그램에 동참해 새로운 고용확산의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다음 달 13일 시카고에서 채용박람회를 열어 최소 200명 이상을 현장에서 고용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18개월간 시카고 근처에 거주하는 1000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대기업이 청년취업에 앞장선 것은 미국 청년 고용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는 꾸준한 개선 흐름을 보이지만 청년 취업문은 열리지 않아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장이 없는 청년층은 태반이 백수다. 전체 실업률은 5.3% 불과하지만 16~19세 청년실업률은 18.1%로 전체의 세 배가 넘는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대다수 미국인은 출발부터 취업벽에 가로막혀 중산층 진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러먼 아메리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름 시즌 임시직이나 학교 내 일자리가 점점 더 줄고 있다”며 “구직경험이 줄면서 학교를 졸업한 이후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우선 채용규모가 미미하다. 10만명은 매달 미국에서 새로 고용되는 일자리의 절반도 안된다. 이들이 제공하는 일자리의 질도 시빗거리다. 스타벅스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월마트나 타코벨처럼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부분 기업은 살인적인 저임금으로 악명높다. 이런 회사에서 제공하는 일자리가 청년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