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중 가입자 수가 가장 적은 LG유플러스(032640)는 상대적으로 낫고, 가입자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017670)은 별로 좋지 않다.
이는 단통법 이후 휴대전화 지원금이 고가요금제부터 저가요금제까지 비례성의 원칙으로 지급되는 데다, 기기변경 가입자들도 번호이동 수준으로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발생한 일로 풀이된다.
특히 3사 모두 단통법 이후 가입자당매출(ARPU)가 정체이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 입장에서는 고가 요금제 유도가 적어져 좋은 일이나 통신사 주주 입장에서는 우려할만한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6일 이통3사의 2015년 1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모두 성장했다. 2014년 1분기때 최대 1조 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뿌려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3사 모두 실적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매출(4조 2403억)과 영업익(4026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 59.5% 상승했고, KT는 매출은 3.7%(5조4364억) 감소했지만 영업익(3209억)은 무려 13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2조5560억)은 8.1% 증가, 영업익(1547억)은 36.7% 늘었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는 마케팅 비용 과다로 실적이 최악이었던 시기”라면서 “이를 단통법 덕분에 이통사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통3사 실적을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주춤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1.1%, 17.8% 줄었고, LG유플러스도 매출이 4.8%, 영업익이 18.8% 감소했다. KT(030200)만 직전 분기에 비해 매출이 0.6% 줄고 영업익은 1247.4% 늘었지만 이는 단통법 효과만이라기보다는 지난해 진행된 8300여 명에 대한 명예퇴직 이후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SK텔레콤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1분기 4000억원대 후반에서 5200억원대의 영업실적을 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영업익은 4026억원이었기 때문이다.
단통법이 이통사 배만 불려주지 않았다는 결과는 통신3사의 가입자당매출(ARPU)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이통3사의 ARPU의 상승세는 확실하게 꺾였다. LTE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통신사의 ARPU도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었지만, 단통법이후 가입 시 고가 요금제 유도가 강하게 금지되고,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제’까지 시행되면서 ARPU 정체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이통사별로는 (공시제에 따른 시장 안정화 효과로) 마케팅비를 줄인 곳도 있고 더 늘어날 LTE 가입자가 있다는 점은 업계로선 호재다.
특이한 점은 시장 2·3위인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마케팅비가 전년동기는 물론 전분기에 비해서도 줄어든 반면, SK텔레콤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는 점에다.
KT의 마케팅 비용은 전년동기(8.6%)는 물론 전분기 대비(12.9%) 줄었고, LG유플러스 역시 8.6%, 2.8% 각각 줄었다.
반면 SK텔레콤은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23.2% 감소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3.6% 오히려 늘었다.
통신사 관계자는 “2014년 1분기는 LTE 과열경쟁이 최고조였던 때라 3사 모두 올해 1분기 마케팅 비용이 당시보다 줄었다”면서도 “하지만 단통법이후 마케팅비를 써야 하는 가입자가 늘어난 SK텔레콤은 전분기에 비해서도 마케팅비가 늘었다”고 평했다.
예전에는 6만원 대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게 지원금을 집중했는데, 단통법 이후에는 3만원 대 요금제 가입자에게도 지원금을 비례성의 원칙에 맞게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단통법으로 지원금이 말랐다는 비판이 있지만 저가 소량 사용자들에게는 오히려 지원금 혜택이 늘어난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단통법에 비판적 의견도 많지만 1분기 실적을 보면 소수 번호이동 고객을 위한 소모적인 경쟁에서 이제 혁신 서비스와 요금제 경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방향성이 제시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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