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원화 강세 기대가 역외 외환시장 참가자와 기업의 외환시장 거래행태에 영향을 미치며 환율을 더욱 하락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13 자본시장 및 금융산업 동향과 전망’이라는 세미나에서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면서 역외 외환시장 투기거래와 기업의 헤지거래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원화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면 외국은행이나 외국 투자자들이 원화를 닥치는 대로 사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화 수요가 커지는 만큼, 외국인들의 이런 투자행태는 새로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수출기업들의 헤지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 역시 원화 값을 올릴 수 있다. 과도한 환헤지는 원화 수요를 급격히 늘리기 때문이다. 2006~2007년 키코 사태가 발생한 뒷배경에는 수출중소기업들의 과도한 환헤지가 있었다.
이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세는 쉽게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밝혔듯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데다. 선진국이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풀고 있어 외국인의 투자자금은 더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