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여야 합의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같은 상황을 예견한 듯 라 회장은 전날(11일) 저녁 8시, 귀국한지 사흘만에 서둘러 뉴욕행 비행기에 또다시 몸을 실었다.
그러자 약속이나 한 듯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당초 앞당긴 일정을 또다시 하루 앞당겨 11일 귀국, 뒷처리를 맡는 형국이다. 특히 이 행장은 예정대로 오는 22일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한사태에 대해 적극 소명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귀국한 이 행장은 이날 오전 정상 출근해 최근의 현안들에 대한 보고를 받고 내부 업무를 챙기고 있다. 신상훈 사장이 직무정지를 당한 상태여서 라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이 행장이 위성호 지주 부사장과 함께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라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방침이 통보됨에 따라 이 행장은 소명작업을 맡고 있는 관련 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라 회장에 대한 소명작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행장이 라 회장의 차명계좌 관리와 3억원의 비자금 사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일련의 의혹들에 대한 해명과 대응책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신건 의원은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15억원) 중 3억원을 이백순 행장이 현금으로 바꿔 정권 실세에 전달한 의혹과 함께 당시 라 회장의 차명계좌 개설 관리도 당시 비서실장인 이 행장이 관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사와 징계를 요구했다.
이 행장은 오는 22일 정무위 국정감사에 예정대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이 행장측 관계자는 "증인으로 채택된 이후 애초부터 국감장에 나갈 예정이었다"며 "현재 관련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 회장이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행장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전날 언론을 통해 신한사태와 관련한 소명과 (금융당국에 대한) 설득에 주력하겠다던 라 회장은 저녁에 다시 출국했고 오는 27일에야 돌아올 예정이어서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라 회장의 재출국은)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범죄 혐의자인 라 회장이 출입국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은 관련기관의 보호와 묵인을 받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판국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신한금융 그룹사 한 직원은 "라 회장이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국내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게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각종 의혹을 사고 있는 이 행장 역시 사태수습의 당사자가 될 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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