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주가 1600.."길게 보면 겁날게 없다"

손희동 기자I 2007.05.10 16:44:47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0일 코스피 지수가 1599.68로 마감, 1600시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장중 한때 1616포인트까지 오르며 한껏 기대감을 드높이기도 했지만 옵션만기 부담으로 인해 아쉽게 1600 돌파는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오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미국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이에 다우존스의 최고치 경신 행진 등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화답했다. 중국증시 역시 4000선에 여유있게 안착하는 등 글로벌 증시의 호조는 계속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에서는 우리도 이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호조에 따라 우리 증시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선진국형 시장의 패턴을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00 돌파 시도는 국내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 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이 4%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국내증시 역시 선진국형으로 변화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유있는 주가 1600 시대

시장에서는 코스피 1600 시대가 도래한 배경으로 우선 글로벌 경기의 꾸준한 성장세를 꼽고 있다.

미국 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유럽 등 여타지역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하고 국내 경제 역시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펀더멘털도 양호해졌고,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 호조로 인한 양호한 수급여건이 더해졌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500 돌파 때와 다른 것은, 그 당시는 기업실적 발표 전이었고, 지금은 실적발표 후라는 점"이라며 "실적발표를 계기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개선됐음을 확인했고 경기까지 살아나면서 세계 증시의 상승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열신호는 부담이지만 장기적 상승흐름 계속"

향후 주가 방향을 놓고는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과열신호가 포착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측과 큰 무리없이 꾸준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단기조정을 주장하는 쪽에서도 지금의 상승흐름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리가 없는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추격매수를 자제하라는 것이지 고점을 미리 예단해 우량종목까지 내다팔 필요는 없다는 것.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항 한 번 없이 올라왔기 때문에 1600선 안착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중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설도 나오고 있는 만큼 증시의 과열경고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잠시 조정을 받은 뒤 5월말~6월초 쯤 16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과 기계 철강 등 많이 오른 종목대신 내수주로 옮겨타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아직까지 5월 코스피 전망 또는 연간전망을 상향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직 우리증시가 저평가 돼 있으며 지난 한해 충분한 조정을 거친 만큼 앞으로 추가상승 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시장의 경우 PER이 11배로 여타시장대비 저평가 돼있어 현재 재평가 과정이 진행중"이라며 "기존 주도주 외에 내수회복이 기대되는 유통과 건설, 음식료와 금융주 LCD업종 등이 조만간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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