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인투스 `지푸라기라도...`

권소현 기자I 2004.03.25 15:24:31
[edaily 권소현기자] 회계감사가 전에없이 깐깐해지면서 감사의견으로 퇴출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들어 14개사의 퇴출이 확정됐고 아직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은 기업까지 감안하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감사의견에 반발, 재심을 요구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는 코스닥등록기업 뿐만 아니라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들을 통틀어 드문 사례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한 기업은 인투스테크놀로지. 인투스(033720)는 지난 23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음을 밝혔다. 이는 즉시 퇴출사유에 해당되며 등록취소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도 할 수 없다. 따라서 24일 코스닥위원회는 다음달 7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8일 최종 등록취소키로 했다. 그러나 인투스는 이같은 감사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외부감사인인 삼경회계법인에 재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견거절로 제시한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투스 관계자는 "퇴출이 결정되기는 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재심을 요청한 것"이라며 "삼경회계법인으로부터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면 검토는 해보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투스는 삼경회계법인이 의견거절 이유로 제시한 내용들이 시각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경회계법인은 인투스가 지난해 3월31일자로 20억원에 취득한 넥스 주식 400만주(지분율 100%)를 6월16일자로 같은 금액에 엘엔제이하우징에 양도했으나 잔금 수령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약금 5000만원을 제외하고는 받지 못했다는 점을 불확실성의 첫번째 이유로 들었다. 현재 넥스는 부도상태고 엘엔제이하우징은 영업활동이 없는 상태인데다 작년 재무제표도 얻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로 작년 4월1일자로 엘엔제이하우징으로부터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토지의 지분 50%를 69억원에 매입하고 대금을 선급금으로 계상했으나 토지에 대해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며 작년 11월27일 재산세 등의 문제로 노원구에 압류처리됐다는 점을 리스크로 들었다. 엘엔제이하우징의 선급금 회수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다고 밝혔다. 세번째로 에프엠미래테크와 폐기물처리 사업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40억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했으나 에프엠미래테크의 재무제표와 사업의 전개 가능성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투스측은 "에프엠미래테크에 터무니 없이 투자한 것도 아니고 사업도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계동 토지 역시 근저당이 설정돼 있기는 하지만 나라감정평가법인에서 평가한 결과 회계법인이 평가한 100억원의 두배 이상인 것으로 감정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 관련 서류를 삼경회계법인에 제출할 예정이며 가능한한 정리매매가 시작되기 전에 재감 결론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위원회에도 정리매매 개시일 연기가 가능한지를 문의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코스닥위원회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등록관리팀 관계자는 "회계법인에게 재감 여부와 감사의견 번복 가능성에 대해 서면으로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며 "확인 결과에 따라 공문을 통해 퇴출일정에 대해 통보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감사의견 번복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삼경회계법인이 제시한 이유들이 사실이라면 인투스는 공시위반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사유들이 발생하게 된다"며 복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퇴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처럼 코스닥기업 가운데 감사의견으로 퇴출이 결정된 상황에서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은 인투스가 처음이지만 거래소에서는 몇 차례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2년 맥슨텔레콤과 캔디글로벌, 효성기계가 감사의견과 관련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가 간신히 퇴출을 모면했다. 맥슨텔레콤은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다가 적정으로 변경됐고, 캔디글로벌은 비적정에서 기업회계기준 위배에 따른 한정으로 번복돼 구사일생 살아났다. 효성기계도 의견거절로 상장폐지가 확정됐지만 폐지결정 무효 소송을 제기, 법원 중재로 상장을 유지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을 당시 증자나 채무조정 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적정이나 의견거절을 받았지만 이후 채권단과의 합의 등을 통해 불확실성의 사유가 해소되면서 상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따라서 인투스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그러나 일단 삼경회계법인이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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