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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폭락에 휘청…트럼프家 순자산 10억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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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5.11.24 10:19:37

9월 77억달러→이달 67억달러로 감소
발행 코인들 가치 급락…비트코인 투자 손실도
코인 발행 위치에 있어 일반 투자자보다 타격 덜 해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순자산이 약 석 달 새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증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출범 후 대통령 일가는 가상자산 사업으로 자산을 빠르게 불렸으나, 최근 가상자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순자산이 지난 9월 초 77억달러에서 이달 약 67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같은 기간 1조달러 넘게 증발한 글로벌 암호자산 가격 폭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달 초 최고점을 찍은 이후 30% 넘게 폭락하는 등 최근 가상자산 시장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브랜드로 내세운 ‘트럼프 밈코인($TRUMP)’은 8월 이후 약 25% 추가 하락했다. 출시 발표 직후 정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는 사실상 전액 손실 상태다.

차남 에릭 트럼프가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 프로젝트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졌다. 9월 초 에릭의 지분 가치는 약 6억3000만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절반 이하로 축소된 상황이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비트코인과 관련 옵션·증권에 약 20억달러를 투입했지만,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약 25% 손실을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싱가포르 기반 거래소 크립토닷컴의 토큰(CRO)도 대규모 매입했는데, 보유 지분의 가치는 9월 말 1억4700만달러에서 현재 반토막 난 수준이다. 회사 주가는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신탁을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만 약 8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일가가 직접 설립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자체 코인 WLFI 토큰 가격은 9월 초 0.26달러에서 이달 0.15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장부상 가치는 약 30억달러 넘게 증발했다.

다만 WLFI 토큰은 상당수가 매매가 불가능한 ‘락업’ 상태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는 순자산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WLFI와 밈코인 등 매매 불가 토큰의 가치 하락까지 반영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장부상 자산 손실 규모는 블룸버그 지수로 나타난 10억달러 감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 리버티는 지난 8월 WLFI 일부를 소형 상장사 Alt5 시그마에 매각하고 지분을 확보했는데, 이후 회사 주가가 75% 폭락했다. 월드 리버티가 보유한 Alt5의 지분 가치는 2억2000만 달러 증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인 하락에 따른 손실을 직접 겪는 일반 투자자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구조적 수익’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일가는 락업이 걸려 있지 않은 WLFI 토큰 판매를 통해 이미 약 9억달러를 현금화한 상태라 순자산 손실을 축소할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락업 시점이 종료된 토큰이 언락(매매 가능 상태)되면서 새로 확보한 코인이 늘고 있어 코인 가격이 하락해도 수량이 늘어나고 있다. 밈코인의 경우 7월 이후 언락된 코인 9000만개 중 약 40%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몫이었다. 언락 코인의 가치가 추가 반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순자산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짐 앤젤 조지타운대 교수는 “일반 투자자는 가격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지만, 트럼프 일가는 코인 거래뿐 아니라 토큰을 직접 발행하고 거래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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