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현 국립강릉원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열린 2024 한국회계학회 하계국제학술대회·통합학술대회에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정정공시에 대한 연구’ 발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전수조사 결과, 무엇을 정정했는지 알 수가 없는 정정공시를 잇따라 확인했다”며 부실 정정공시 문제를 지적했다.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의 2022년 11월2일 정정공시의 경우 정정 전에는 ‘기재오류’로만 표시돼 있고, 정정 이후에는 ‘기재오류 정정’으로만 나와 있다. 투자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바뀌었는지 확인하려면, 정정 전후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전체 텍스트를 모니터에 각각 띄워놓고 일일이 보면서 확인해야 한다. 사실상 구체적인 정정공시 내용을 알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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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배 교수는 “최초 공시와 구분되게 별도의 정정 제목을 기재하고 정정공시를 해야 하는데, 최초 공시의 첨부서류에 정정공시를 하는 경우가 발견됐다”며 “이렇게 첨부서류에 정정공시를 하면 정보이용자가 첨부서류를 보지 않으면 해당 보고서 정정내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배 교수는 기업의 정정공시가 보기 쉽게 제대로 공시되려면 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제목 앞에 ‘정정’이라는 글자로 모두 통일해 공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정정공시와 관련된 최초 보고서의 공시제목 뒤에는 ‘정’이라는 글자를 별도 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교수는 “기업의 정정공시 형식이나 내용이 제각각이어서 보고서에 대한 비교 가능성과 정보 유용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별도의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 정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항목 중심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진 소장도 “투자자들이 정정공시 내용을 제대로 쉽게 알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배 교수는 “정정사유의 경우 ‘가이드라인 미준수 사항에 대한 정정’, ‘첨부기재 정정’, ‘기타’ 사항으로 구분하고, 정정항목은 ‘CoE(Comply or Explain·핵심지표 준수 여부 및 미준수 사유 설명) 정정’과 ‘기타’로 구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가이드라인 미준수 사항에 대한 CoE 정정기재의 경우, 최초 보고서에서 ‘준수’ 기재가 ‘미준수’로 변경된 것인지 아니면 최초 보고서에서 ‘미준수’ 기재가 ‘준수’로 변경된 것인지 명확히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학회에서 발표된 정정공시 방식 문제, 투자자들이 불편한 부분에 대해 이미 개선해 올해부터는 개선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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