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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윤석열 정부의 첫 노사정 대표 간담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31일 금속노련 간부들에 대한 강경 진압을 실시했다. 포스코 하청업체 탄압 중단을 요구하던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경찰의 무릎으로 뒷목이 눌린 채 뒷수갑이 채워져 연행됐고, 다음날엔 망루 농성을 벌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머리에 부상을 다친 채 붙잡혔다.
노조는 △현행범 체포 필요성 없음 △곤봉 등 경찰장비 사용 △신체의 자유 침해 △경찰관 직권 남용 등을 근거로 당시 경찰의 진압이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대표변호사는 “양 손에 아무런 도구를 쥐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특별한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었다”며 “인권 침해를 넘어 사회적 의미가 있는 진압으로, 인권위가 기본 인권을 보호하고 공권력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 2항에 따르면 경찰관의 직권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돼야 하고 남용하면 안된다.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에 따르면 경찰봉 또는 호신용경봉을 사용할 땐 인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를 최소화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경찰의 강경 진압을 생생히 언급하며 인권위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은 “윤 청장의 사과와 파면을 원한다”며 “그동안 같이해온 정신을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에도 심판투쟁에 나서겠단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전한다”고 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김 처장에 대한 인권이 제소뿐 아니라 경찰에 대한 고소고발도 준비하고 있다”며 “노동을 존중한다면서 뒤로는 노조말살을 외치는 행태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박용락 금속노련 상임부위원장 또한 “폭력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간부들이 치료가 필요한 순간에도 경찰은 이들을 연행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의 강경 진압으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포한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엔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류 총장은 지난 8일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김 처장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 제출에 동참해주시기를 호소한다”며 탄원서 마련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