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아메리칸항공 모회사 AMR과 US에어웨이그룹이 합병에 최종 합의해 세계 최대 항공사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회사 이사회는 각각 합병에 최종 승인했으며 이르면 14일 공식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합병 항공사 사명은 아메리칸항공으로 하고 본사는 텍사스의 포트워스에 자리잡을 전망이다.
합병하는 항공사는 운송량 기준으로 유나이티드컨티넨털홀딩스(UCH)를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된다. 두 회사 시가총액은 110억달러(약 12조원)를 넘어선다.
이는 시가총액이 87억달러인 유나이티드를 가볍게 제치고 124억달러인 델타 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또한 이번 합병으로 미국 항공업계는 새 합병회사와 유나이티드콘티넨털,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4대 메이저 항공사가 주도하게 된다.
지난 2011년 11월 파산보호 신청을 한 AMR은 세부적인 합병계획을 미국 파산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AMR 채권자들은 합병 항공사의 지분 72%를 보유하게 되며 나머지 28%는 US에어웨이 주주들이 갖는다.
합병항공사 사장은 US에어웨이의 더그 파커 최고경영자(CEO)가 맡기로 했다.AMR의 탐 호튼 CEO는 AMR가 파산보호에서 탈피하고 통합 항공사의 첫 주주 총회가 열리게 될 내년 봄이나 여름까지 사외이사회 회장으로 재직하기로 했다. 이사회 임원 배분도 마무리됐다. 총 12명의 이사 가운데 AMR 채권자 측이 5명을 선임하고 AMR과 US에어가 각각 3명과 4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호튼 CEO가 이사직에서 물러나면 이사회는 11명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AMR의 구조조정 계획 일환으로 추진돼 왔으며 AMR은 합병 성공으로 파산보호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은 파산법원의 승인은 물론 미국 법무부 등 반독점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최종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MR 채권자들은 다행히 이번 합병을 통해 부채를 거의 상환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주주들 역시 손실 회복이 가능해졌다. 현재 AMR의 보통주는 계속 거래 중이며 통합 항공사의 신주가 발행되면 소멸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최근 계속돼 온 미국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마지막 장을 썼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항공업계에 대한 규제가 35년전에 풀리면서 항공업체는 치열한 경쟁속에 실적부진을 겪었으며 결국 업체간 합종연횡이 잇따랐다. AMR과 US에어와의 조합 이전에 미국에서만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털항공, 노스웨스트와 델타에어, 사우스웨스트와 에어트랜에어웨이 간의 합병이 이어졌다. 이번 합병으로 이들 4개 대형 항공사는 미국 항공좌석의 83%를 점유하게 된다.
대형 항공사 탄생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합병을 통해 진입장벽을 더 높게 만들 수 있고 가장 효율적인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이어져온 구조조정 결과로 올해는 11개 상장 항공사들이 모두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