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아이가 잠시도 엄마와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아요.”
어린이집,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요즘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3세 이하의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3세 이상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교 초기에 같은 행동을 보이더라도 일시적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엄마와 떨어져 있는 것을 계속해서 심하게 불안해하며, 학교에 가서도 엄마가 집에 있나 확인하려 하고 조퇴를 하고 집에 돌아오거나, 언제 어디서나 엄마 옆에 붙어 있으려는 행동을 보인다면 분리불안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잠잘 때도 엄마가 꼭 곁에 있어야 하고, 엄마가 멀리 떠나가거나 죽는 등 엄마와 영영 이별하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 엄마와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두통·복통 등을 호소하기도 하며, 혼자서는 집 밖을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분리불안 증세가 가볍고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면 행동치료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가 엄마와 잘 떨어지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거나 좋아하는 과자나 보상 등으로 강화를 해주고,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아이가 점진적으로 엄마와 떨어질 수 있도록 행동 수정 계획을 세워 실천하면 된다. 혼자서 심부름하기, 등교하기, 따로 잠자기 등의 목표를 세워 처음에는 잠깐 떨어지다가 점차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낼 수 있는 방식으로 분리 불안을 줄여나갈 수 있다.
그러나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지나치게 밀착된 경우는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아이가 자기 곁을 떠나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민섭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분리 불안 증세가 심해서 학교 가는 것을 지속해서 거부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