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 지켰다..반격 카드 빼들어
신세계(004170)는 16일 센트럴시티 지분 60.02%(3601만1739주)를 말레이시아 소재의 투자목적회사 4개사로부터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에 들어간 금액은 총 1조250억 원이다. 이로써 신세계는 센트럴시티의 최대 주주가 됐다. 신세계가 지분을 사들인 말레이시아의 투자목적회사는 통일교 계열의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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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지난 15년간 닦아욌던 인천점을 경쟁사인 롯데에 넘겨주게될 위기에 처하면서 신세계 내부적으로 강남점도 빼앗길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오는 2020년에 임대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강남점도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이 매물로 나오면 롯데가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로 최근 롯데 내부에서는 ‘신세계 강남점 인수도 고려해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지분 확보로 신세계 강남점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승승장구에 내심 울분을 삼키고 있었던 신세계로서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는 강남점의 운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분 인수 추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시장 “신세계의 지분인수 ‘긍정적’”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센트럴시티 지분 인수에 대해 장기적인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센트럴시티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향후 터미널 부지 개발 등에 있어서도 신세계가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는 여러모로 신세계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소문으로 돌았던 롯데의 강남점 인수 추진설을 일축함과 동시에 향후 강남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점포이기 때문에 지분 인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싼 가격은 아니지만 센트럴시티점 매출이 몇년 내에 1조 육박할 것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비싼 금액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여기까지 뺏기면 전체 매출이나 다른 점포의 영업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세계 입장에서는 어차피 1조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투자의 관점이 아니라 영업의 안정성에 있다”면서 “현재 신세계 강남점 주위에 유휴지도 많은데다, 교통도 좋기 때문에 향후 신세계가 원하는 쇼핑몰로의 개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