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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낙하산 3자리 놓고 물밑 경쟁 치열

김보경 기자I 2010.07.13 16:51:18

서울보증보험 주총 연기 후 재공모 파행
보험개발원, 강영구 금감원 부원장보 유력
손해보험협회장 다음달 본격화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보증보험,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 등 보험업계 주요 기관의 수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들 세 곳 모두 기관의 성격상 관료출신 인사가 내려오는 것이 관례였지만 올해는 주변에서 들리는 잡음들이 만만치 않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의 사장 선임 과정에서 'MB 측근 인사' 논란이 불거지며 재공모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로 지목될 수 있는 후보들은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 사상초유의 재공모..서울보증보험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주총회 연기와 재공모라는 인사 파행을 겪었던 서울보증보험이 이날 사장 후보 접수를 마감한다. 서울보증보험은 1차 서류접수 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이달 말이나 8월초까지 후임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문재우 금융감독원 감사, 정채웅 보험개발원장, 방영민 현 서울보증보험 사장, 이재웅 삼성화재 고문, 이수룡 전 서울보증보험 부사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무부 출신으로 금융감독원을 거친 문 감사와 방 사장은 지난번 1차 사장 공모 때도 뜻을 품었지만 후보추천위원회가 일찌감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정연길 현 서울보증보험 감사를 낙점했다는 소식에 뜻을 꺾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공모가 실시되면서 재도전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재무부 출신의 정채웅 보험개발원장도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서울보증보험 사장 선임에는 그동안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었지만 한바탕 인사 파행을 겪은 뒤라 이번에는 쉽게 결과를 예상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쯤이면 유력 후보가 한명으로 좁혀져야 하지만 재공모를 하게 되면서 정부가 대놓고 관여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또한 서울보증보험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깨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보험개발원장..강영구 금감원 부원장보 유력

보험개발원도 이날 29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채웅 원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개발원은 21일까지 서류접수를 받고 이달 마지막 주에 사원총회를 열어 후임 원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강영구 금감원 부원장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료의 기준이 되는 요율을 산출하고, 보험관련 통계·연구조사를 진행하는 기관으로 보험업계에서 추천하는 관료 출신이 대부분 원장으로 왔다. 현 정채웅 원장을 비롯해서 역대 원장이 대부분 재무부 관료 및 보험감독원 출신이다.

하마평이 가장 잠잠한 곳은 다음달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손해보험협회장이다. 협회도 제도개선과 업법개정 등 대정부 대국회 업무를 주로 하기 때문에 역시 관료 출신 인사들이 회장 자리를 꿰차왔다. 현 이상용 협회장, 전 안공혁 협회장 모두 재무부 출신이다.

손보협회는 다음달 초 회원사 사장 5명과 학계 등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선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관료 출신이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이긴 하지만, 낙하산끼리의 경쟁도 만만치는 않다. 관료 출신 인사 가운데서도 후보추천위원회가 누구를 낙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손보협회장 자리를 놓고 2004년 안공혁 전 보험감독원장과 남궁훈 금통위원, 2007년 진병화 국제금융센터장과 이상용 전 예보 사장이 맞붙었을 때도 치열한 관-관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선을 한달 앞두고 아직 유력 후보가 부각되지 않으면서 이상용 현 회장이 연임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며 "앞의 서울보증보험과 보험개발원 인사 결과가 나오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 다음달 초에는 후보군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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