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공식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국명을 사용하는 독립 국가”라며 “대만은 오직 국제사회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 영구적인 인구와 정의된 영토, 다른 국가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 등을 포함해 국가로 볼 수 있는 모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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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에 따르면 영국 의회 보고서가 대만을 독립국가로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위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입장을 알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언급이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이 워낙 민감한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정치적 금기로 여겨진다.
특히 클레벌리 장관이 지난 2018년 제러미 헌트 당시 외무장관 이후 5년 만에 방중에 나선 시점이어서 더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이날부터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영국과 중국은 지난해 10월 수낵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해빙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와중에 영국 의회가 중국의 ‘역린’을 건드리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외교위는 더 나아가 영국 정부를 향해 “대만을 지지할 만큼 대담하지 않다”고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를 공급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행동과 경제 봉쇄를 막기 위해 정부가 동맹국들과 함께 제재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클레벌리 장관은 대만의 자결권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