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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경기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개정’ 아젠다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제정된 지 40년이 지난 수정법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선거 때마다 등판하는 단골 화두가 이번 총선판에서는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만 아니라 기업특례도 족쇄
경기도가 매년 발간하고 있는 ‘경기도 규제지도’의 2022년판을 보면 현재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면적은 경기·서울·인천 전체 1만1868㎢로 이중 경기도 면적이 1만197㎢, 전체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수정법은 크게 규제지역을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등 3개 권역으로 나누고 있다. 수도권 지역들은 수정법에 의해 공장총량 등 공업입지 규제, 대학 신·증설 금지, 연수시설 등 여러 규제를 받는다.
피해는 규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각종 특례에서도 수도권은 역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단지 등의 입주기업 종사자에게는 민영주택 건설시 50% 범위 내에서 특별공급이 가능하지만, 과밀억제권역은 30%로 제한된다.
산업단지 조성시에도 수도권은 하수도·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비를 50%(접경지역은 100%)만 지원 받을 수 있다. 진입도로와 용수공급시설 또한 접경지역에서만 100% 지원되는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 모두 100%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기타 대체초지 조성비, 농지부전부담금 등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10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업에 대한 현금인센티브 비율 등 수도권이라서 받는 규제가 많은데 정부가 이 문제를 신축적으로 운영해 주었으면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수도권 규제 통한 균형성장 실패, ‘수도권 성장관리정책’ 전환돼야”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수정법의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 토론회는 수원·고양·광명·구리·부천·성남·안양·의왕·의정부·하남 등 과밀억제권역 10개시와 수원시정연구원이 공동주관하고, 백혜련·김영진·김승원·김민철·김병욱·심상정·윤호중·이용우·한준호·홍정민 등 해당 지자체 국회의원들이 공동주최했다.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로 나선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저출산, 저성장 구조를 고려해 수도권 정비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메가 리전(Mega Region) 전략으로 지역 대도시 중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완화의 성과를 상생자금으로 확보해 비수도권을 지원하는 등 상생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은순 수원시정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장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을 규제했지만 균형성장은 실패했다”며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 성장 억제’가 아닌 ‘수도권 성장관리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인사말에서 “수원시는 지난 20여 년 동안 재정자립도가 반토막이 됐고, 이는 다른 ‘과밀억제권역’ 지자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수도권 지자체에 역차별이 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다시 조정해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정법과 유사한 법을 제정했던 선진국들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법을 개정했다”며 “과밀억제권역 지자체에 있는 기업에 부과되는 과도한 세율부터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