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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선 전기차 탈만하네"…19개국서 내연차보다 유지비 저렴

방성훈 기자I 2022.12.12 15:54:26

가족용 EV 총소유비용, 22개국 중 19개국서 내연차 이하
소형 EV도 영국·프랑스 등서 디젤·휘발유보다 유지비 적어
디젤·휘발유 가격 상승·전기차 충전비 하락 맞물린 영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에선 전기자동차 유지비가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더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오른 동시에, 전기차 충전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리스업체 ‘리스플랜’이 유럽 22개국에 보유 중인 190만대의 차량을 등급별로 운영비용 및 리스비용을 비교·분석한 결과, 대다수 국가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총소유비용(TCO)이 동일하거나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TCO는 차량의 초기 구입비용, 연료비(충전비용), 취득세, 등록세,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의 구입 및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합한 것이다. 이 중 연료비가 예상보다 빨리 하락한 것이 유럽에서 전기차의 TCO를 끌어내렸다는 진단이다.

그 결과 포드의 ‘쿠가’, 스코다의 ‘엔야크’ 등 가족용 전기차의 경우 22개국 중 폴란드, 이탈리아, 체코를 제외한 19개국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TCO가 같거나 저렴했다. 르노의 ‘메간’, 기아의 ‘니로’ 등 소형차는 영국에서 한 달에 919유로의 TCO가 소요되는데 반해, 같은 등급의 디젤 차량은 941유로, 휘발유 차량은 954유로의 비용이 필요했다. 프랑스에서도 소형 전기차의 TCO가 한 달에 735유로에 불과한 반면, 디젤은 904유로, 휘발유는 868유로로 각각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그리스에서 전기차의 TCO가 월 평균 905유로로 가장 저렴했고, 스위스가 월 평균 1313유로로 가장 높았다. 리스플랜은 “휘발유 및 디젤 차량의 연료 비용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슷한 가격대였지만, 전기차 충전비용은 충전 방식이나 국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리스플랜은 일반적인 전기차 사용자들의 충전방식을 적용, 가정에서 65%, 직장에서 20%, 공공 충전소에서 15%를 각각 충전했다. 이와 관련, 공공 충전소가 가장 비싸기 때문에 대다수 전기차 사용자들은 가정에서 충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FT는 부연했다.

이외에도 전기차의 충전비용이 TCO의 15%에 그친 반면, 디젤 차량의 연료비는 28%에 달했다. 전체 유지비에서 디젤 차량의 연료비 부담이 전기차의 두 배 수준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 TCO가 엇비슷하게 나타난 이유는 아직까진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T는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의 TCO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해지는 시점을 전기차 확산을 위한 중요한 임계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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