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리스업체 ‘리스플랜’이 유럽 22개국에 보유 중인 190만대의 차량을 등급별로 운영비용 및 리스비용을 비교·분석한 결과, 대다수 국가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총소유비용(TCO)이 동일하거나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TCO는 차량의 초기 구입비용, 연료비(충전비용), 취득세, 등록세,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의 구입 및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합한 것이다. 이 중 연료비가 예상보다 빨리 하락한 것이 유럽에서 전기차의 TCO를 끌어내렸다는 진단이다.
그 결과 포드의 ‘쿠가’, 스코다의 ‘엔야크’ 등 가족용 전기차의 경우 22개국 중 폴란드, 이탈리아, 체코를 제외한 19개국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TCO가 같거나 저렴했다. 르노의 ‘메간’, 기아의 ‘니로’ 등 소형차는 영국에서 한 달에 919유로의 TCO가 소요되는데 반해, 같은 등급의 디젤 차량은 941유로, 휘발유 차량은 954유로의 비용이 필요했다. 프랑스에서도 소형 전기차의 TCO가 한 달에 735유로에 불과한 반면, 디젤은 904유로, 휘발유는 868유로로 각각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그리스에서 전기차의 TCO가 월 평균 905유로로 가장 저렴했고, 스위스가 월 평균 1313유로로 가장 높았다. 리스플랜은 “휘발유 및 디젤 차량의 연료 비용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슷한 가격대였지만, 전기차 충전비용은 충전 방식이나 국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리스플랜은 일반적인 전기차 사용자들의 충전방식을 적용, 가정에서 65%, 직장에서 20%, 공공 충전소에서 15%를 각각 충전했다. 이와 관련, 공공 충전소가 가장 비싸기 때문에 대다수 전기차 사용자들은 가정에서 충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FT는 부연했다.
이외에도 전기차의 충전비용이 TCO의 15%에 그친 반면, 디젤 차량의 연료비는 28%에 달했다. 전체 유지비에서 디젤 차량의 연료비 부담이 전기차의 두 배 수준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 TCO가 엇비슷하게 나타난 이유는 아직까진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T는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의 TCO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해지는 시점을 전기차 확산을 위한 중요한 임계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