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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 사기 보이스피싱 총책, 징역 20년…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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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17.10.30 12:00:00

연체기록 삭제해주겠다며 돈만 가로채…피해자만 3천명
콜센터 분리운영하고 실적 관리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신용등급을 높여 낮은 이자로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거액을 가로챈 보이스피싱조직 총책 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 특경법상 사기, 범죄단체조직 및 활동,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조직 총책 박모(46)씨에게 징역 20년과 추징금 1억 9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보이스피싱범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인정·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경우 실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조직한 자체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어 형량이 높아지게 된다.

박씨는 대출희망자를 상대로 연체기록을 삭제하면 신용등급이 높아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속인 뒤 돈만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조직을 만들고 관리한 박씨는 5554회에 걸쳐 약 5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만 3037명에 달한다.

대부중개업체를 운영하던 박씨는 대부중개 수수료를 5%로 제한하는 법률이 시행된 후 매출이 급감하자 보이스피싱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콜센터를 두 개로 나누어 운영하고, 실적을 엑셀로 관리해 보고 받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박씨는 구속된 후에도 범행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새로운 범죄를 시도했다”며 “또 집행유예기간 중이었음에도 사건 조직을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0년과 추징금 1억 9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자금관리책 최모씨 등 77명에게도 길게는 징역 10년부터 적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등 징역형을 선고했다.

박씨는 자신이 만든 보이스피싱조직은 범죄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이 맞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고 박씨에 대한 형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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