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국내 연구진이 핵 안에 있는 단백질로 기능이 명확지 않았던 고아 핵수용체(SHP)의 발현을 조절, 통풍이나 급성신부전증 같은 난치성 염증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충남대 의대 조은경 교수팀은 2일 생쥐 실험을 통해 SHP가 결핍되면 염증지수가 높아져 통풍이 악화하고 급성신부전증으로 죽을 수 있지만 이를 약물로 보충하면 정상으로 회복되고 생존율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같은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게재됐다.
핵수용체는 세포핵 안에서 생명현상을 조절하고 질병 발생과 진행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며, 고아 핵수용체는 그중에서 기능이나 다른 메커니즘과의 관계 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핵수용체를 말한다. SHP는 변형된 고아 핵수용체로 간, 췌장, 심장 등에서 주로 발현, 다양한 유전자 기능을 억제하는 인자로 다양한 대사경로에 관여해 대사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지만 자가면역이나 난치성 염증질환에서의 역할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SHP 결핍 생쥐와 정상 생쥐에 통풍·급성신부전증 유발 물질과 SHP를 보충해주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SHP 결핍 생쥐는 통풍유발물질을 투여하면 염증지수가 2배가량 높아졌지만 SHP를 보충 후 곧 정상을 회복됐다. 또 SHP 결핍 생쥐는 급성신부전증 유발 후 72시간 안에 100% 죽었지만 SHP 보충 약물을 투여하면 염증이 억제돼 90% 이상이 생존했다.
연구진은 이어 SHP가 세포 속에서 선천성 면역시스템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다단백 염증복합체인 ‘인플라마솜’을 구성하는 단백질(날프 3)과 직접 결합해 인플라마솜의 활성을 조절,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은경 교수는 “이 연구는 SHP를 이용해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이는 SHP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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