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국내 보안 시장은 외국계 회사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분야였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국산 보안 제품에 대해 국내용 CC(Common Criteria) 인증과 GS(Good Software) 인증 등을 받도록 하고 있어 외산 제품엔 장벽이 되고 있기 때문. 특히 외산 제품의 경우 국내 고객요구에 맞춰 제품 수정이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공공기관의 보안 제품은 70~80% 이상이 국산 제품이며 국내 보안업체들의 매출 50% 가량이 공공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데이터베이스(DB) 소프트웨어 1위 기업인 한국오라클이 이 같은 국내 보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다. DB 시장 1위라는 지위를 이용해 우선 공략하는 시장도 DB 보안 분야다.
오라클은 기존에도 다양한 보안 제품이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선 DB와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기업용 하드웨어 및 통합장비(어플라이언스) 중심의 영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국내 보안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 분야에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현재 한국오라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보안으로, DB 관련 조직을 중심으로 TF를 꾸려 보안 분야 공략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국내 파트너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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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성일용 부사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APT 공격을 많이 받는 주요 국가로 분류돼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스마트하게 보안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스코 코리아는 24시간 위협 방어와 대응을 목표로 국내 APT 등의 보안 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장비 분야 강자인 한국HP와 델코리아도 국내 보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HP는 포티파이, 티핑포인트, 아크사이트 등의 보안 업체들을 인수합병하면서 ‘보안 프레임워크’ 전략을 마련했으며, 델도 시큐어웍스, 소닉월, 크레던트 테크놀로지스, 퀘스트소프트웨어 등을 사들이면서 보안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들 두 회사는 인수한 보안 솔루션들을 소프트웨어 조직에 편입시켜 보안을 소프트웨어 전략의 중요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