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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의료계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이게 수천 년간 이어진 조선반도의 DNA고 이건 바뀌지 않는다”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외적으로부터 공격받았던 역사까지 읊었다.
이어 “조선의 아들 딸들은 말을 못 알아먹는다”며 “서울대, 세브 노의(고령 의사)들과 공무원들에게 평생 괴롭힘 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 하지 마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한평생을 외상외과에서 X 빠지게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며 “나랑 같이 외상외과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고(故) 윤학덕 교수는 국내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힘을 쏟은 인물로, 지난 2019년 2월 4일 오후 6시쯤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교수는 국군 대전병원에서 군의관 한 명이 미국의사면허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내가 국군대전병원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는데 정신과 군의관 한명이 거기서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미국에서 의사로서 진료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 1차를 붙었다. 너무 기특해서 내가 플랜카드까지 달아줬다”며 “조선에는 가망이 없으니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해라”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날 의정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교수들 중간착취자 맞다. 나는 복귀자랑 패싸움이라도 벌어져서 반 정도는 죽어있을 줄 알았는데 다들 착하다”며 “감귤(전공의로 복귀한 의사를 비하한 표현) 정도로 놀리는 거 보니 귀엽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짜내서 벽에 통유리 바르고 에스컬레이터 만드는 대병(대형 병원)이 돈 달라고 하니까 조선 아들딸들이 수가 올리라 하면 개소리 취급하는 거 아니냐”며 “움집·텐트만 있어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면 진료 보러 온다 서울대 병원 대리석 안 발라도 다 기어 오는데 좀 그만해라”고 일침했다.
이 교수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최근 국내 유일의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예산이 없어 지난 2월을 끝으로 운영을 중단할 뻔했던 상황이 제조명되고 있다.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는 중증외상을 치료하는 의사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으로, 고대구로병원에 설치돼 있다. 2014년 들어선 이후 11년간 20여 명의 외상전문의가 배출됐다.
그런데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에 지원됐던 정부 예산 9억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서울시가 지원에 나서면서 운영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 기금에서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다시 진행키로 하고 수련기관을 17개소로 늘렸다. 그러나 정작 사업에 참여할 전문의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외상학 세부 전문의를 취득할 전임의 7명에 1인당 연간 총 1억 24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지난 4일 마감까지 단 2명 만이 신청한 상황이다. 필수과 기피가 계속되면서 외상센터 명맥 유지도 힘들 지경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언론에 “외상 분야가 워낙 고되기도 하고 전공의 공백으로 외상센터 전임의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한 권역외상센터장은 “외상학 전문의를 취득하고 일하게 될 권역외상센터 업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