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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글로벌 수요 정상화에 따른 수출 확대가 국내 증시 부양을 떠받칠 것이란 전망이다. 권 박사는 “2022년 하반기부터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며 서비스 수요가 정상화하고 반대로 재화 수요가 급감하면서 한국 수출이 20% 넘게 떨어졌는데, 이러한 왜곡된 소비 패턴이 올해 하반기부터 정상화하고 있다”며 “내년 세계성장률이 1.5~2% 증가하면 재화 수요는 3~4% 성장하면서 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이 두각을 나타내고,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전기차 분야 등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증시는 밸류에이션보다 실적에 좌우되는 흐름이 짙어지고, 미국보다 유럽·아시아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권 박사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배당과 주가 변화를 합한 전체수익률의 평균값은 10% 정도로 추정한다”며 “미국은 이미 선제적으로 증시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7~8%, 유럽과 아시아는 15~16%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봤다. 내년 중반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2번을 예상했다.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미 종료된 것으로 평가했다. 내년 2분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3분기 영국 영란은행(BOE), 4분기 호주중앙은행(RBA)이 잇달아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싸고 시장에선 상반기 내에서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이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권 박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1분기나 2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주장의 전제 조건은 불황”이라며 “골드만삭스에서는 불황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미국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1월 물가 지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를 평가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하방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을 거론했다. 권 박사는 “내년에도 지정학적 위험으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위험이 있으며, 고금리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외에도 적자 기업과 일부 취약한 금융기관 중심으로 식물 경제로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