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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설비투자 큰 폭 개선…3분기 성장률 11년만 최고치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3분기(3.0%) 이후 11년만 최고치다.
속보치 추계 이후 발표된 9월 실적자료를 반영한 결과, 설비투자가 1.4%포인트 상향 수정됐고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도 각각 0.5%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수정되면서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3분기 국민소득의 주요 특징으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 전환한데 반해 순수출이 큰 폭으로 플러스 전환한 것을 꼽았다.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7%포인트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민간과 정부소비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모두 축소하고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폭을 확대하면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로 전환한 -1.4%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 순수출 기여도가 전기 -4.1%포인트에서 3.7%포인트로 큰 폭 플러스 전환했다. 내수부진에도 수출에 힘입어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2.6%포인트로 전기 -3.0%포인트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반면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이전지출 효과가 민간소비에 반영되면서 -0.3%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은 빠른 회복…서비스는 마이너스 성장
최종지출별로 세부항목을 나눠보면 민간소비가 서비스업 중심의 부진이 지속하고 있지만, 수출 개선에 힘입어 설비투자가 큰 폭 늘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고향방문 자제로 추석선물 구매가 늘고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9월 늘면서 속보치 대비 상향되긴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사라지고 코로나 재확산으로 서비스가 -0.1%를 기록하며 전분기 수준(0.0%)을 유지했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을 중심으로 건물건설(-4.0%)과 토목건설(-14.1%)이 줄어 전기대비 7.3% 크게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가 늘어난 영향 등에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며 전기대비 8.1% 증가했다. 지난 2012년 1분기(9.6%)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기계류는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운송장비도 상용차나 운송선박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평면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가 큰 폭으로 늘었고, 운송장비도 1~2분기에는 좋지 않았는데 운송수요가 늘어나면서 트럭 등 상용차 구입이 큰 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빠른 회복을 나타냈다. 자동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16% 증가해 지난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5.6%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수정돼 각각 7.6%, 0.7%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5.5% 감소했고, 농림어업은 축산업을 중심으로 1.8% 증가했다.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와 속보치를 모두 크게 웃돌고 4분기 들어서도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완만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한은은 보고있다.
박 부장은 “10월 산업활동동향을 소비와 투자가 조정이 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9월 가파른 성장세에 대한 기저효과와 명절 효과도 일부 작용한 걸로 보인다”며 “10~11월 일평균 수출이 명목 달러 기준이긴하지만 모두 5% 안팎의 성장을 하고 있어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1.1%)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0.8% 성장하면 가능할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주머니 사정은 전분기보다 나아져
국민들이 쓸 수 있는 돈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분기 전기대비 2.4% 늘었다. 지난 2017년 3분기(2.7%)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수출 물가보다 수입 물가가 더 내려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해 수출하는 제조업의 수익성이 개선하며 교역조건이 좋아져 실질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명목 GDP 성장률 2.8%를 기록했고,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2.0% 상승해 2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은 35.7%로 전기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총저축률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총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국민총처분가능소득(2.3%)이 최종소비지출(0.4%)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상승했다.
국내총투자율(30.8%)은 건설투자 등이 줄면서 전기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