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르노삼성은 신차 부족으로 고생을 해왔다. 르노 엠블럼을 단 소형차 클리오와 상용차 마스터가 있었지만 모두 수입해서 판매한 니치 모델이다. 신차 기근으로 2018년 내수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마이너체인지를 한 QM6 LPG모델로 쉐보레를 앞지르긴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쉐보레는 지난달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 인기로 '탈 꼴찌'를 선언했다.
이번 XM3는 전혀 다르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에서 먼저 발표된 신형 클리오 디자인을 적용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팬시해졌다. 다이얼에 디스플레이를 삽입해서 운전 중에도 편하게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9.3인치 세로 내비게이션과 10.25인치 클러스터에도 내비게이션이 표시된다. 토글식 버튼도 운전자의 눈에 잘 띄게 만들었다.
파워트레인은 두 종류다. 1.3 가솔린 터보 엔진, 7단DCT의 조합과 1.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CVT의 조합이다. 1.3 터보 엔진은 벤츠와 함께 개발해 이미 해외에서 A클래스에도 적용돼 평이 좋다. 1.6 자연흡기 엔진은 출력은 떨어지지만 이미 SM3에 적용돼 검증 받은 파워트레인이다. 파워풀한 주행성능보다는 연비에 더 초점을 맞춘 셋팅이다.
편의장비도 나름 괜찮게 구성했다. 기본으로 달리는 품목이 쏠쏠하다. 가장 저렴한 1795만원인 1.6 SE모델부터 기본적인 안전장비(차량 긴급 제동 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가 달린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LED 램프도 장착되었다. 전좌석 원터치 파워윈도우도 적용되고 패들시프트까지 챙겼다. 1.6 모델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통풍시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가죽으로 덮힌 파워스티어링 휠을 포함한 열선 스티어링 휠을 장착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그래도 LE plus까지 올라가면 편의장치 대부분을 선택할 수 있다.
1.3 모델에는 RE 트림부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상위 모델인 RE 시그니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옵션인 통풍시트와 BOSE 오디오를 선택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이다. 투싼보다 더 큰 차체임에도 가격은 그 아래급 코나보다 더 저렴하다. 연비 위주의 세팅인 1.6 모델은 모든 옵션을 선택해도 2500만원이 넘지 않는다. 사회 초년생들이 국내에서 별로 보지 못했던 디자인으로 무장한데다 대부분 옵션을 모두 넣어도 2500만원이 넘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다. 고성능 1.3 터보 모델도 가장 상위트림 모든 옵션을 선택해도 3000만원이 넘지 않는다. 트레일 블레이저가 바싹 긴장해야할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