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허민 국가유산청장 "인류 유산 앞에서 세계는 하나로 연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손의연 기자I 2026.07.20 14:23:11

허민 국가유산청장, 20일 부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사
"아부심벨 신전 구했던 국제 연대, 지금 다시 필요"
'5C'에 이은 새 키워드로 '협력' 제시
"대한민국, 선진국과 개도국 잇는 가교 되겠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다른 나라의 유산이 위협받는 것은 곧 인류 공동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인류의 유산 앞에서 세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허 청장은 “전 세계 인류 공동의 유산을 논의하는 가장 권위 있는 자리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이곳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국들이 힘을 모아 유산을 지켜낸 역사적 사례를 언급하며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 청장은 “무력 갈등과 전쟁은 인류의 오랜 기억을 순식간에 앗아가고 있으며, 기후변화는 인류 공통의 재앙이 돼 우리의 터전을 실시간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역사적·생태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난개발도 유산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다중적인 위기 앞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 유산을 온전히 지켜낼 수 없다”며 “과거 수몰 위기에 처한 아부심벨 신전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가 국경을 초월해 힘을 모았던 것처럼, 오늘날의 글로벌 위기 역시 국제사회의 연대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위원회의 공식 엠블럼에 담긴 의미도 소개했다. 허 청장은 “이번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엠블럼은 1995년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유산인 ‘종묘’의 기와지붕을 모티프로 삼았다”며 “조상의 숨결을 이어가며 무한히 확장되는 구조를 가진 종묘처럼, 세계유산이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연속성이며 영원한 안녕을 구하는 평화의 상징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개최지 부산의 역사성도 짚었다. 허 청장은 “70여 년 전 대한민국이 전쟁의 참화에 휩싸였을 때 이 도시 부산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보루이자 피란수도였다”며 “원조를 받던 피란수도 부산은 오늘날 세계적인 무역항이자 눈부신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글로벌 도시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 세계 청년들이 잠들어 있는 이 성스러운 공간은 부산이 왜 ‘평화와 연대’의 도시인지를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 청장은 세계유산협약의 다섯 가지 핵심 목표(5C) 실천을 짚으며 새로운 화두로 ‘협력’을 던졌다. 이날 5Cs에 협력(Collaboration)을 더한 ‘부산 선언’이 채택됐다. 그는 “유산 등재가 저조한 아프리카 지역과 소도서개발국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균형 있는 세계유산 목록을 완성하는 것은 국제사회 모두의 엄중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또한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과소 등재국의 유산 보존을 돕는 부단한 여정에 늘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산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한 논의도 언급했다. 허 청장은 “혁신 기술을 유산 보호 현장에 어떻게 안전하게 도입할 것인지, 그리고 기술의 격차가 유산 보존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떤 디지털 윤리를 정립해야 할지 이번 위원회를 통해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유산 보호가 지역 주민의 삶과 격리되지 않고 상생 발전하는 공동체 중심의 보존 모델을 구축하는 데 국제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대한민국은 세계유산협약의 든든한 수호자이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잇는 가교로서 언제나 앞장서 걷겠다”며 “이번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세계유산의 미래를 밝히는 건설적이고 결실 있는 회의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개회사를 마쳤다.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