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전에 위치한 삼양사 화학연구소를 찾았다. 이곳에선 이온교환수지에 대한 연구 개발은 물론, 생산 제품의 품질 검증 작업도 진행하고 있었다. 이온교환수지는 이온 교환 능력을 갖춘 합성수지로 주로 수처리 및 특정 물질 분리 정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삼양사는 국내 유일 이온교환수지 제조사로, 초순수 및 특수용도 수지 개발 및 응용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진입장벽 높은 초순수…해외시장 先공략 전략
초순수는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온 함유량이 0%에 가까운 극도로 순수한 물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밀 전자제품 생산 시 세정 작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삼양사는 국내 유수의 반도체 업체와 원자력 발전소 등에 이온교환수지를 공급하고 있다.
김민준 삼양사 화학연구소 이온수지테크센터장은 “반도체의 경우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 검증이 까다롭고 보수적이어서 진입 장벽이 높다”며 “반도체용수를 국산화하고 납품하는 데 8년이 걸렸다”고 했다.
삼양사는 미국이나 일본산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온교환수지 시장을 파고들고자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역전략을 짰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 및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통해 장기간의 운영실적을 쌓고 검증 절차를 거친 다음 국내 업체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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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센터장은 “이온교환수지의 입자 사이즈가 0.2mm에서 1mm까지 다양하고 주재료의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또 이온을 흡착하는데 어떤 기능기(functionla Group)를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양사의 경우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는 스페셜티 수지의 원료가 된다. 전 세계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양사를 포함해 4~5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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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공장 증설 추진…2025년 매출액 1000억 목표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 매출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5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40% 수준에 이르는 스페셜티 비중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스페셜티 전용 공장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삼양사의 경우 군산에서 범용 제품을 생산하면 울산공장에서 추가 가공을 거쳐 주문형 및 특수 이온교환수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초순수용 △원자력 발전소 불순물 제거용 △의약품이나 식품 원료 물질의 분리, 정제 공정에 쓰이는 크로마토그래피용 △석유화학 제품의 촉매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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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삼양사는 2021년 수소차 연료필터에 필수적인 이온교환수지의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 리튬 회수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여전히 국내 이온교환수지시장에서 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라며 “삼양사 국내 시장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