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시 MZ·7080세대가 가장 많이 소비 줄인다

최정희 기자I 2022.11.21 12:00:00

한은, BOK경제연구 발간
금융위기 이후 경기수축기때 소비 증가 '경기완충' 역할 사라져
소득 적고 빚 많은 MZ세대·은퇴한 7080세대 소비감소 주범
"빚투에 일확천금 노린 MZ세대, 금융 교육 필요"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가계소비는 경기 수축기 때도 증가, 경기진폭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왔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돌아 경기진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 수축기때 누가 소비를 더 줄이나봤더니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인 7080세대로 조사됐다.

앞으로 MZ세대가 상당기간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의 경기진폭 확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일확천금을 노려 빚투(빚을 내 투자)를 하지 않도록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라는 BOK 경제연구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때 어느 세대가 소비를 가장 많이 줄였냐를 분석해봤더니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를 MZ세대(1980~1996년생), X세대(1965~1979년생), 베이비붐세대(1955~1964년생), 베이비붐 이전 세대(1941~1954년생)로 나눠 분석한 것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67.4%로 소비가 GDP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해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기 위축 정도가 크지 않았으나 2010년대에는 가계소비가 GDP의 49.4%로 절반을 하회해 소비가 경기 악화를 더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게 된 배경은 수출이 증가하면서 GDP 내 순수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세대별로 보면 경기 수축기 때 MZ세대와 7080세대인 베이비붐 이전 세대가 소비를 가장 많이 줄여 경기진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008~2009년, 2011~2013년, 2017~2019년 경기 수축기 때 MZ세대는 예측보다 소비를 실제 15~20% 가량 줄였고 베이비붐 이전 세대 역시 3~8% 가량 줄였다. 경기 수축기 때도 베이비붐세대가 10% 안팎으로 소비를 늘린 것과 대조된다. X세대는 경기 수축기 때마다 -4%~+2%대로 그때 그때 소비 행태가 달랐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나타난 소비의 경기 동행성은 MZ세대의 소득 및 자산 기반 취약, 부채 증가 등으로 필수재 성격의 기초 소비 외에 소비의 소득 탄력성이 큰 여가, 문화 등 선택 소비에 대한 지출이 감소한 데 크게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선택 소비를 줄인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경우 손주들의 교육비를 지원하거나 금전적 여유가 있는 경우 본인의 자기계발에도 투자해 선택 소비 중 교육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최 차장은 “경제적 여유가 적은 MZ세대의 경우 여가, 취미를 위해 필수 소비를 절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수축시 선택 소비가 소비의 주력 세대인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그는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 자산 및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MZ세대의 건전한 소득, 자산 형성을 위해 적절한 금융 문해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빚을 내 주택, 주식, 코인 등에 투자, 이자 부담이 커져 그로 인해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적정 수준의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최 차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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