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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2018년 4월 페이스북에 임상훈 당시 셀레브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김씨는 게시글에서 “어떤 날은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초이스(선택하도록)’ 해 옆에 앉아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임 전 대표는 김씨의 폭로 이후 “회식을 강요하고 욕설·고성으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게 사실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린 뒤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한 달 뒤 김씨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며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김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고, 김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씨는 직장 내 괴롭힘 고발의 공익성을 강조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회사 내 만연한 근로자의 인권 침해에 대해 용기 있게 실명을 걸고 내부고발한 공익제보자”라며 “이런 사실에 대해 당시 임 전 대표도 모두 인정하며 사과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심 판시에서도 다소간 강제성 술자리를 가졌던 점과 도우미를 동석하게 했다는 점은 인정됐다”며 “해당 장소가 ‘룸살롱’이 아닌 ‘가라오케’였다지만 일반적으로 룸살롱과 가라오케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점 등으로 봤을 때 일부러 허위사실을 적시하겠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김씨는 “한국 스타트업에서 8년 넘게 일하고 있는 종사자로서 셀레브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더 나은 회사가 되기 바랐던 것”이라며 “저의 공익성 주장을 진정성 있게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김씨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술자리에 도우미가 동석한 건 사실이지만 장소가 룸살롱이 아닌 가라오케였으며, 김씨의 주장대로 룸살롱에서 여직원이 유흥접객원을 선택해 동석하도록 한 사실은 없다고 보고 이를 허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다소 강제성을 띠는 음주방식이 있었던 건 맞다고 보인다면서도 김씨가 ‘지병이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모두 소주 3병을 기본으로 마시고 돌아가야 했다’고 적은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