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父 신상공개' 시민단체 대표, 법정서 명훼 혐의 부인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나쁜 아빠·엄마’들의 신상을 공개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대표가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국민참여재판 요청은 반려됐다.

18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앞에서 양육비해결모임 강민서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있다.(사진=이용성기자)

서울서부지법은 형사7단독 유창훈 판사는 18일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의 강민서 대표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강 대표는 작년 5월 김모(61)씨의 신상을 단체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같은 해 8월 김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검찰은 강 대표에 대해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다. 김씨의 전 부인 박모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98년부터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죄를 면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재판을 통해 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서 정식 재판 청구와 함께 국민참여재판을 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단독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는다”며 “검토해본 결과 본 재판부에서 해도 충분하고 굳이 국민참여재판까지 갈 사안은 아니다”면서 불허했다.

이날 법정에서 강씨의 변호인은 “신상 공개 정보가 허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으며, 허위라 하더라도 피해자를 통해 정보를 알게 된 내용이라 사실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강 대표는 벌금 100만원 약식기소에 대해 “국가에 돈 1원도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차라리 구치소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 무죄가 나온 전례는 있다. 올해 초 수원지방법원은 양해모와 별개 단체인 ‘배드파더스’의 구본창 대표에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구 대표도 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양육비 미지급자 부모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강 대표는 이날 재판을 앞두고 기자 회견을 열어 “양육비 미지급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강력한 양육비 이행 법안 강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해모는 지난 15일부터 아동복지법개정 관련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공판기일은 7월 1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