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7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조성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허 전 부사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3000원을 구형했다. 추징금 액수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재판 선고 때 거래되는 대마초의 가격과 흡연 횟수를 기준으로 매겨졌다. 검찰은 전달책 역할을 한 미국 교포 이모씨에게도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지난 6월 25일 집 베란다에서 액상대마를 흡연한 데 이어 지난달 1일 남아 있던 대마를 다시 흡연해 사안이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허 전 부사장은 지난 6월 액상대마를 한국으로 들여와 수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 전 부사장측은 오랜 유학생활과 업무실적 등을 올리기 위해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린데다 이번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허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면서도 “이전에는 무면허 운전 벌금형 외에는 어떤 전력도 없는 점을 고려해주시고 경영에서 영구 배제되는 엄청난 불행을 자초한 피고인의 안타까운 처지를 보살펴달라”고 말했다.
이어 “액상대마 카트리지 한 개를 흡입했지만 그마저도 모두 흡입하지 않았다”며 “액상대마를 외국에서 국내로 반입해 온다는 인식이 없었고 타인에게 공급하거나 유통할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전 부사장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회사분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기게 돼 죄송하다”며 “처음 검찰청에서 조사받은 첫날부터 후회하고 있다. 순간의 어리석은 선택이 삶을 송두리째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으며 시간을 되돌린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7일 검찰은 허 전 부사장이 액상 대마를 국내에 들여와 몰래 흡연한 증거를 확보하고 액상 대마 밀수·흡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당시 SPC그룹은 “SPC그룹은 허 부사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했고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같은 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허 전 부사장은 대마 흡연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보석을 신청했다. 허 전 부사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