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고자 당국이 규제를 내놨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일부 조치는 시행한지 얼마 안돼 효과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어떤 조치를 강구할지는 정부 당국과 협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거기서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한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두달째 기준금리가 연 1.25%로 동결됐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기 투기자본이 들어온 데 따른 쏠림현상은 아닌가.
△최근 원화 강세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화되고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확대된 데 기인했다. 지금으로선 단기 투기자본의 쏠림 현상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면밀히 보도록 하겠다.
-당국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안 꺾인다. 당국이 더 규제해야 하는 것인가.
△금년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은행의 집단대출뿐 아니라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감독당국에서는 이에 대처해 상반기 중 은행에 대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보험사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그에 더해 주택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고 상호금융에 대한 여신심사도 강화하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은으로서도 이에 대한 효과를 좀더 면밀히 보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필요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은에서는 부동산 과열, 건설투자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저금리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하는 의미인가.
△한은은 국내외 경제여건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를 분석하고 보고서 낸다. 건설투자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부동산시장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도 이같은 활동의 일환에서 작성됐다. 저금리가 장기화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자산가격이 오르는 등 부작용이 있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완화기조해나가면서도 이런 부문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까, 리스크 요인을 항시 유념하고 있다. 이같은 보고서가 한은과 금통위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돼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그 보고서 작성의 주된 목적은 경제에 대해 객관적 시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기준금리 실효하한선을 1.00%로 본다. 총재도 수차례 소규모 개방경제의 통화정책 한계를 언급했다. 실효하한선을 어디로 보고 있나.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선은 그 추정 방법이나 모형, 국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여러 조건을 달게 되는데 거기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져 특정 수치를 제공하긴 곤란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안정, 자본유출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보면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 다소 높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참고로 이달 초 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실효하한을 언급했다. 영란은행(BOE)이 밝힌 실효하한은 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통화정책 결정 발표할 때 언급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어느 정도 되는지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기준금리를 수차례 내려서 1.25%까지 내려왔다. 아무래도 금리를 자꾸 내리고 완화정책을 확대할수록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이는 원론적으로 말하는 부분이고 정책 대응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기준금리가 가장 주된 수단. 특정 부분에 대한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고자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시행했다. 선진국과 같은 제로(0) 금리나 양적완화를 검토할 단계 아니라고 생각한다.
-7월 의사록에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보고서 등을 대외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어떤 것을 알릴 수 있나.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 없을 것. 2년 전 총재로 취임하면서 일성의 하나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원활화를 역점 사항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 앞으로 분석자료나 경제정보, 나아가 한국은행의 관심사, 역점사항에 대해 가능한 한 정보를 같이 할 계획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했지만 정부에서는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시각차가 있는데 한은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최근 내수 개선세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발언에서 말했듯 기조적 흐름으로 보면 완만하지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대외건전성도 크게 개선되고 있고 여타국과 비교해볼 때 재정정책 통화정책 여력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는 국제사회나 한은, 정부 등 다른 기관과의 별 다른 차이 없다.
다만 (정부가) 완화적 거시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는 것은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완만하다는 점에서 충분한 성장세를 보일 때까지 이같은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일 것.
-최근 원화 자산 선호도 높아진다. 외국인 자본 유입은 금리 하락이나 원화 가치 상승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저물가와 수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나.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확대에 따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대외건전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로 큰 폭 유입되고 있다. 이는 환율에 상당부분 영향 주고 있다. 원화 강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그 영향이 약화됐다고 본다. 그렇지만 원화 강세는 저물가에, 그리고 수출에 상당히 부담 주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원화 강세가 우리 수출과 물가에 부담 줄 것이라고 하는 것은 일시적 강세를 뜻하는 게 아니라 원화 강세가 상당기간 기조적 흐름을 보일 때 그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자본유출입을 우려하는 표현이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서) 빠졌지만 이는 통화정책 결정할 때 항상 고려하는 사항이다. 그때 상황에 따라 중요도가 높다고 할까, 금통위가 좀더 역점을 둬야 하는 사항을 통화정책 방향에 언급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국제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자본 유출 우려가 크지 않기에 중요도가 높은 것, 우선적으로 둘 것부터 언급을 하다보니 이달에는 아무래도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 정도가 약화됐기에 표현에 변경이 생겼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S&P가 재정정책의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추가경정 편성 외에 재정정책이 더 역할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나.
△최근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재정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여타국과 비교해볼 때 재정건전성이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충분한 정책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데 기인하고 있다. 완화되는 통화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최근 나타났듯 가계부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서 이를 우려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줬다. 정부도 추경 편성 등 경기대응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경제의 흐름이 예상 외로 둔화되는 방향으로 간다든가 상황 변화가 생기면 정부의 재정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섰다고 하는데 한은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은행 총재 입장에서 공식석상에서 예상이나 추정을 근거로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한달 전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계 자금 유출입을 보면 아직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와 우리나라는 실질 교역에 있어서도 국제 공급체인에서 분업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긴밀한 교역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외금리차가 좁혀지고 외환시장에서 스와프레이트(swap rate)가 1년물 기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이 자연스러운가.
△최근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스왑레이트가 대부분 구간에서 하락했다. 이는 미 달러화 리보(libor) 금리가 상승한 데다 스와프시장에서 달러화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하고 있다. 스와프시장 동향을 유의해서 보도록 하겠다.
-7월 의사록에 보면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면서 국내 금리가 영향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논의됐다. 실제 일본에서는 10년물 금리가 많이 움직이기도 했다.
△최근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거나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은 6월 하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에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 기인한다. 추가 금융완화 기대 등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이런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정책금리가 제로 또는 마이너스 수준에 달하는 유로지역 국가뿐 아니라 호주 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내 장기금리는 기본적으로 국내외 경기에 대한 기대나 수급도 있겠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에 상당부분 영향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나타나는 보호 무역주의가 추세적 흐름으로 갈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미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보이는 일시적 흐름으로 판단하는가. 미국이 대선을 앞둔 점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최근 들어 각국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무역주의 조치가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평균 관세율은 수년간 낮아졌지만 반덤핑, 상계관세 기술표준에 대한 인가 등 비관세 조치가 급증했다. 주요 수출품인 철강에 대해 최근 무역조치가 확대되기도 했다. 세계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는지 현 단계에서 단언할 수 없다. 정치·경제적 이유로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은 사실이다. 지난달 중국 청두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공동 선언문에 보호 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통된 입장이 담기기도 했다. 정부 당국으로서도 이런 보호 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미 대선이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지 여부는 제가 말할 위치가 아니다. 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당국이 규제에 나섰는데 효과가 있었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면 무엇이 있을까.
△가계대출이 예년 수준을 웃도는 빠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 리스크를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서 이에 유의하고 있다.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은 여러 이유 있겠지만 저금리도 분명 일정 부분 기여했다. 당국으로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내놨다. 요지는 대출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하자는 것인데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부 조치는 시행한지 얼마 안돼 효과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어떤 조치 강구해야 할지는 정부 당국과 협의하다보면 거기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다. 가계부채는 정부 감독당국에서 유의깊게 보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국가에서 가계 저축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초저금리의 역설로 볼 수 있나.
△금리를 내릴 때 목적은 차입 비용을 낮춰서 투자와 소비를 증진시키려는 차원이다. 그래서 수차례 금리를 내렸고 다른 나라에서도 이를 부양하려 금리를 내렸다. 결과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비와 투자에 진작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금리정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금리 인하는 분명 소비와 투자에 일정부분 영향 줬겠지만 여러 요인에 의해 전체적으로 나타난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나타난 결과는 소비가 기대만큼 늘지 않고 결과적으로 저축 늘어난 게 사실이다. 앞으로 금리 정책할 때 이런 것도 다 염두에 두고 저희들이 검토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저축만 늘렸다고 하는 단편적 결론은 곤란하지 않을까. 소비에 대한 효과는 분명 있었을 거고 그게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 원인이 다각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에 있다. 자본 유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나. 만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하지 않는다면 완화기조를 이어가야 할텐데 저물가와 미국 금리 인상이 한꺼번에 닥쳐온다면 어떤 것이 우선시되나.
△자본 유출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내외 금리차뿐 아니라 여러 요인이 많다. 미 금리 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축소 하나만 놓고 보면 자본 유출시키는 요인되겠지만 전체적으로 자본 유출이 일어날지는 그외 다른 요인 많다. 국내 경제 전망이나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나타날지 다시 고려해야 할 것. 미 금리 인상 하나만 놓고 보면 자본유출의 증가시키는 요인 되겠다. 그렇지만 자본유출은 다른 요인에도 영향 받는다.
물가안정 목표는 중기 개념이다. 목표 정할 때 앞으로 중기적 관점에서 지향할 수준이 2%로 정해진 것이다. 6~7개월 물가 수준이 낮다고 해서 거기에 바로 대응하는 건 아니다. 결국 국내 실물경기, 금융상황, 금융안정 리스크를 다 보고 결정할텐데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기보다 상황을 두루 고려해 어떤 게 역점 둬야 할지, 금리 정책 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상황이다. 미리 우선순위를 두는 건 아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보면 국내총생산(GDP)에 디지털경제 공유경제 등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언제쯤 새로운 지수 나올까.
△GDP 지표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족하고 보완할 점을 말한 것이다. 그에 따라 경제통계국에서는 GDP 통계 개선을 위한 조직이 꾸려져서 검토 중이다. GDP 지수 개편은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커버 못하는 부분을 다시 포착하려면 그에 맞는 제도나 시스템이 갖춰져야 해서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다. 지금 첫 단추를 끼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