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진보진영의 대표적 거물 영입을 통한 외연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 발탁이라는 깜짝 인사를 선보였던 박 후보가 또다시 파격적 인재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책임지고 있는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은 4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통합 차원에서 다양한 인재 영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실명이 거론될 경우 그분들의 명예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지금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별도로 박 후보 측 관계자들은 김지하 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 등 진보 성향 인사들에 대한 접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법관의 발탁으로 강력한 정치쇄신 의지를 드러냈듯이 진보 진영의 전문가를 영입해 박 후보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명 진보 인사들의 합류는 중도 층과 젊은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장 교수는 박 후보가 전면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 추진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된다. 장 교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국가주도 발전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수 년 전부터 복지확대의 중요성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 핵심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장 교수와 서울대 동문이다. 이 최고위원이 당내 경제민주화 정책의 입법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 후보의 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은 실제로 장 교수를 직접 만나 영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민주화 관련 진보 성향 인사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참여경제 비서관,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장 교수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지난 4월에도 장 교수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논의는 다양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재 영입추진에 대해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저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면서도 장 교수 영입과 관련, “전혀 모르는 일이다. (홍 전 의원이)개인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박 후보의 신임을 얻고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특위 위원장 역시 “난 그 사람(장 교수)이 요즘 말하고 다니는 거 보면 별로 마음에 안 든다”며 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직접 연락 받은 바가 없다. (영입설에 대해)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