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7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밥 해먹기 위해 쌀을 사고 반찬 만들기 위해 고등어, 쇠고기, 햄을 산다. 아이들 간식으로 쵸코파이와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제철과일도 장바구니에 꼭 들어간다. 계절이 바뀌면 새옷도 장만하고 아들 딸 교복도 사준다. 매달 수도요금과 전기세를 내고 휴대폰 요금도 꼬박꼬박 낸다. 가끔 가족들과 여행을 가기도 하고 지인들과 노래방이나 볼링장을 찾기도 한다.
모두 소비자물가에 들어가는 품목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481개 품목의 가격을 종합해서 하나의 지수로 산출한 것이 바로 소비자물가지수다. 모든 품목의 물가변동을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전국 37개 주요 도시에서 가계 소비지출의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을 선정해 매달 가격을 조사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2만2000여개 점포에 조사원이 직접 나가거나 전화해서 가격 정보를 모으고,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책이나 화장품, 가전기기 등은 인터넷 판매가격도 조사한다. 집세 같은 경우는 약 95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임대료가 얼마인지 집계한다.
물론 이를 단순평균하지는 않는다. 쌀가격이 10% 올랐을 때와 콩나물가격이 10% 올랐을 때 가계의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에 100만원어치 사는 제품의 물가상승률을 1년에 10만원어치만 구매하는 제품의 물가상승률보다 10배 더 비중 있게 다룬다. 품목마다 가중치를 정하는 것이다.
481개 품목 중에 가장 가중치가 높은 항목은 전세값이다. 1000을 기준으로 무려 61.3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은 월세. 30.5다. 휘발유와 이동전화료, 전기료도 가중치 20 이상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가중치가 가장 낮은 품목은 0.1에 불과한데 24개가 여기에 해당된다. 땅콩, 꽁치, 생갈, 이유식, 세면기, 피부질환제, 파운데이션 등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매월 5,14, 23일이 포함된 주중 하루를 잡아 조사하고 공업제품은 매월 14일이 포함된 주 중 이틀, 서비스 부문은 매월 23일이 포함된 주 중 이틀에 걸쳐 조사한다. 공업제품이지만 가격 변동이 심한 석유류는 농축수산물과 같이 월 3회 조사한다.
이렇게 집계된 소비자물가지수는 매달 1일이면 어김없이 발표된다. 1일이 휴일이면 그 이후 가장 빠른 영업일에 물가지수를 내놓는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1일이 삼일절 휴일이었던 만큼 3월2일 발표됐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1% 올랐고, 전월비 0.4% 상승했다. 작년 2월에 비해 481개 품목을 가중치대로 반영한 물가가 3.1% 올랐다는 의미다. 14개월만에 최저 증가율이다. 작년 2월 3.9% 올라 크게 뛰었던 만큼 올해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했을때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