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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해외자산 매각 or 국채발행..韓 경제 여파는?

장순원 기자I 2011.03.15 15:02:32

해외자산 매각→엔 강세→韓금융시장 흔들·수출엔 유리
국채 발행시→유동성 증가→엔 약세 →韓수출기업엔 불리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일본이 동북지역 대지진 피해 복구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에 대해 한국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방안 크게 두가지. 해외 자산을 매각하거나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로서는 해외자산 매각 가능성보다는 국채를 발행해 복구비용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엔화 약세로 이어진다면 한국의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해외자산 매각?.."가능성 크지 않아"

1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지진피해를 복구하는데 적게는 1000억달러(110조원)에서 많게는 3000억달러(330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학적인 복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해외자산을 매각하거나 국채를 발행해 재원으로 조달하는 것.

우선 일본이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투자자금을 회수해 복구자금으로 쓰는 경우다. 이미 일본은 GDP의 200%에 달하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 재정적자를 더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태다. 해외자산 매각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면 재정적자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할수 있다.  
 
이 경우 엔화가치가 올라가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인 국내 수출기업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95년 고베지진 당시에도 국외에서 대규모 자금이 본국으로 역송금되면서 엔화가 사상 최고치로 급등한 바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일본계 주식과 채권 투자자금은 약 7조3500억원(70억달러) 정도다. 외국인 투자규모의 1% 안팎으로 규모가 작아 전부 유출된다 해도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증권가에서는 통상적으로 대규모 자금의 방향이 바뀔 때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사상 최저 수준인 엔/달러 환율
다만 일본 정부가 나서서 미국 국채 등 해외자산을 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해외자산 매각 및 자금 송환으로 엔화가 급속하게 강세를 보이면 그렇지 않아도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에 악재가 생기기 때문이다. 

민간분야에서 300억~400억달러로 추산되는 보험금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미국 국채를 전량 팔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시장에서 일일 신규입찰 규모가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물량보다 많기 때문이다.  
 
기업이 공장 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영항은 제한적이다. 

◇ 재정지출 확대해 재원 조달할 듯..국내 수출기업에 부담

현재로서는 일본 정부가 채권 발행 등 재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 일본 중앙은행은 14일 15조엔의 긴급 유동성을 시장에 풀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유동성을 풀거나 국채를 발행할 경우 엔화약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실제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는 소식에 엔화는 1달러에 81엔대 후반에서 82엔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엔저 현상이 현실화되면 일본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IT와 자동차 업종은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좀 더 부담을 지더라도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어제 시장에서는 일본과의 경합관계 있는 기업들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앞으로 엔화 약세가 전개될 때 그러한 기대감은 서서히 퇴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를 산정할 수 없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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