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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내각 출범..`개혁실천` 기대

양효석 기자I 2004.06.29 16:47:00
[edaily 양효석기자] 국회의 임명동의안 통과로 29일부터 이해찬 국무총리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이 총리 앞에는 고(故) 김선일씨 피살의혹을 비롯 이라크 추가파병, 신행정수도 건설, 아파트 분양가 공개 여부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경제적으로도 한미은행 등 노동계 하투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기상황 등 이해찬 내각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책임총리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임명된 이 총리의 개혁실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까닭에서다. ◇`개혁성` 어떻게 나타날까 이해찬 총리는 평소 개혁적 성향을 감안할 때 참여정부 2기 국정운영의 핵심인 `개혁 로드맵`을 실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총리는 서울시 정무부시장, 교육장관, 여당 정책위의장을 거치면서 뚜렷한 개혁성향을 보여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1기 고건 전 총리가 개혁 로드맵을 마련했다면, 이 총리는 마련된 로드맵을 실천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은 외교ㆍ안보ㆍ국방에 주력하고, 경제는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에 맡기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총리가 책임지는 구도다. 당연히 총리의 권한이 늘어나게 된다. 내치의 핵으로 떠오르는 사회ㆍ복지ㆍ문화 분야 및 각종 사회갈등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도 청와대에서 총리 산하 국무조정실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총리 주재로 매주 열리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도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리도 이달초 총리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대통령이 지난 7일 국회연설에서 언급한 3가지 정책과제를 내각에서 힘있게 추진하고 이끌기를 기대한 것 같다"며 개혁추진 성향을 시사했다. ◇임명제청권..다음 개각이 관건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30일 통일부·보건복지부·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노 대통령은 29일 이해찬 총리와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개각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30일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추천회의 협의와 이 총리의 각료 제청을 받아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 총리가 헌법상 보장된 각료 임명 제청권을 어떻게 행사할 지 주목된다. 이미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당의장은 통일부장관, 김근태 전 원내대표는 보건복지부장관, 정동채 의원은 문화관광부장관 이라는 구도가 굳어진 상태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 총리는 지난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무위원 제청권, 해임권이 (책임총리제의)구체적 제도인데, 이를 행사함에도 국정방향과 대통령의 기본입장 등을 상호 이해하면서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노 대통령의 구상을 존중해 제청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제는 감사원의 조사결과 이후 드러날 다음 개각. 여기에는 외교안보라인 일부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선일씨 피살과 관련, "우리 정부의 정보수집과 판단, 대처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외교안보시스템 전반에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이 총리가 두번째 개각에서는 나름대로 제청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같은 정황에 따른 것이다. ◇당-청-정 원만한 조율 기대 이 총리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정책위의장과 선거기획단장 등 요직을 두루 맡아왔기 때문에 당내 사정에 밝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지난 87년 민통련 정책실장 시절 부산 국민운동본부를 이끌면서 첫 인연을 맺은 후,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 선대위에서 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뢰를 받았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교육부 장관을 지내 정부쪽 사정도 정통하다. 때문에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당·청·정 간 조율 역할을 확실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는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협력관계를 이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리와 천정배 원내대표는 자타가 인정하듯,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인물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지금은 자신의 소신만을 내세울 수 없는 자리에 있는 만큼, 서로 입장이 다른 부분도 큰 틀에서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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