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공자학원 등 中기관 연계 대학 지원 중단

김겨레 기자I 2023.07.06 15:37:56

美학계 통한 군사 기술 탈취 우려에…
中·러시아 기관 등 80개 블랙리스트 발표
블랙리스트 연관 대학 국방부 지원 못 받아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국방부가 공자학원(Confucius Institutes)을 비롯해 중국 기관과 연계된 대학에 연구개발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군사·안보 관련 연구개발(R&D) 정보·기술에 우회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사진=AFP)


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미국 고등 교육기관에 대한 국방 연구비 지원과 관련,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 기관의 명단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블랙리스트에는 공자학원과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 하얼빈 공과대학 등 80개 이상의 중국 및 러시아 학술, 과학, 공학 기관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대학과 연구기관은 별도의 면제 조치를 받지 않는 한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부터 미 국방부의 R&D 예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방부는 “명단에 오른 기관은 개정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1286조에 명시된 문제적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계와 관련 업계 종사자는 명단에 오른 기관과 관계를 맺을 때 주의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자학원이 설치된 대학은 면제 대상이 아니며, 국방부 연구비를 일절 받을 수 없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중국 교육부가 자금을 대고 세계 대학들에 설립한 비영리 교육기관이지만, 시진핑 지도부 체제에서 설립 목적이 변질돼 중국 공산당 이념과 일국양제의 정당성을 전파하는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017년 미국에만 118곳이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7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국방부는 블랙리스트와 별도로 ‘기초 연구 리스크 기반 보안 검토 정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구 프로젝트 관리자가 잠재적인 외세의 영향을 발견하고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연구 계약 시 따라야할 지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미 대학들이 국방부 R&D에 참여할 경우 중국 정부가 대학을 미국의 군사 기술을 탈취하는 우회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하이디 슈 국방부 연구·엔지니어링 담당 차관은 “우리 연구 기관의 안전성을 유지·보호하는 일은 국가 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며 “이번 리스트 발표로 연방 연구 자금의 책임 있는 사용을 보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몇 년 동안 미 과학계의 연구를 판매 또는 공유하도록 유도하거나 요원을 모집하는 중국 및 러시아 연구 기관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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