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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불확실성 남았다는데…외국인 매수 덕에 급반등

박형수 기자I 2017.08.16 11:28:07

증시 전문가 검찰 조사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국내 증권사 목표가 줄 하향
외국인, 급하게 비웠던 포트에 저가 매수로 대응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반기보고서 검토의견 ‘적정’을 받은 한국항공우주(047810)가 급등하고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이 금융감독원 정밀 감리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70만주 이상 순매수 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오전 한국항공우주는 전 거래일 대비 21% 이상 급등한 4만4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한때 4만5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매수 상위 창구를 보면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모건스탠리가 눈에 띈다. 외국인은 72만주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약 30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3일 243만주를 하루 만에 팔아 치웠다. 당시 방산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항공우주 분식회계 혐의를 포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12%가량 하락했다.

외국인은 4일에도 94만주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까지 25% 선을 유지하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9%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비중을 차츰 높여나가고 있다. 기관이 지난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이날도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집중 순매수하는 이유는 삼일회계법인 검토 의견을 신뢰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4일 회계기준 규정을 위반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상반기 재무제표 검토의견으로 ‘적정’을 제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검찰 수사 여부와 관계없이 재무제표에 회계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재무제표도 수정했다. 정면 돌파를 통해 실적을 부풀리려고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를 벗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총 매출액은 350억원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734억원 늘었다. 실제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악의적인 분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설 여건을 마련해준 셈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잡음에도 본업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전날까지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재무제표 정정에도 한국항공우주 존속 여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적극 순매수하는 것과 달리 대다수 전문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조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며 “검찰조사가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수주활동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비리 수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훼손시킬 요인이 발생했다”며 “추가적인 위험요인도 남아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9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낮췄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금감원과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KAI 방산비리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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