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때라는 단서를 붙인 만큼 당장 강등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 대한 평정보고서를 통해 "현재 이탈리아 경제가 이미 리세션(경기 침체국면)에 처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시장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진다면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특히 상환해야할 부채가 많은 만큼 시장 접근 가능성은 아주 절실한 과제"라고도 했다.
피치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 새 정부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도움으로 함께 급박한 조치를 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몬티 총리의 새로운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 정부가 재정과 경제구조 개혁을 통해 스스로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리세션 상황에 진입했을 수도 있는 만큼 새 정부의 과업 달성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치는 "이탈리아의 국가등급은 시장 자금조달 여하에 달려있다"며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에는 등급이 투자적격등급중 아래 단계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피치는 "이탈리아처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가가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국제기구들의 개입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