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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H-1B 비자 추첨방식 바꾼다…고임금 근로자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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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5.09.24 09:45:23

임금 수준별 가중치 추첨제 도입
美국토부, 임금 총액 최대 20억 달러↑ 전망
"임금 경쟁에서 미국인 불공정 개선 기대"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 선발 방식을 ‘고숙련·고임금’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재설계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H-1B 신규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0배 인상한 것의 후속조치로, 기업이 해외 저임금 근로자를 채용하는 데 H-1B 비자 남용하고 있어 이로 인해 미국 고숙련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고, 임금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H-1B 비자 선발 방식을 재설계한 규정 초안을 연방관보에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새 제도는 H-1B 비자 수요가 법정 상한인 8만5000건을 초과할 경우, 기존 ‘추첨식 복불복’ 선발 방식 대신 임금 수준에 따라 선발 확률을 차등화하는 ‘가중치 추첨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초안에 따르면 추첨 시 고용주가 임금 수준을 높게 제시할 수록 당첨 확률이 커진다. 임금 수준에 따라 상위 33%(고숙련자)를 레벨 1로 총 4단계로 구분해, 추첨함에 이름을 4~1개 차등적으로 넣는다. 따라서 앞으로 H-1B 비자 신청 시 직종코드와 함께 임금 수준을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기존에는 신청 인원이 쿼터를 초과하면 전원 동등하게 무작위 추첨을 실시했으나, 개편안은 고임금·고숙련 인재 중심 선발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만약 H-1B 비자 신청자 수요가 법정 상한을 넘지 않으면 등록된 모든 신청자는 임금 수준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비자 신청 자격을 받지만, 매년 신청자 수는 법정 상한인 8만5000명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미 국토안보부는 새 규정이 “미국인 근로자가 외국인 근로자와의 임금 경쟁에서 불공정하게 밀려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새 규정이 시행에 따라 H-1B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총 임금이 2026 회계연도에 5억200만 달러 증가하고, 2027년에는 10억 달러, 2028년 15억 달러, 2029~2035년에는 2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새 규정의 영향으로 현재 H-1B 비자를 사용하는 약 5200개 중소기업들은 노동력 감소로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국토안보부 산하 미국 시민권 이민 서비스국(USCIS)은 오는 23일부터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신청 기간 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명한 H-1B 비자 관련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조치다. 행정명령에는 신규 H-1B 비자 신청 시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 미만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100배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노동부 장관에게 H-1B 프로그램의 임금 수준을 재조정하고, 고숙련·고임금 근로자를 우선 선발하는 규정 제정을 시작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포함됐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 노동부도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저숙련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데 전문직 비자인 H-1B 프로그램을 남용한 기업이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H-1B 비자 제도가 미국 내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를 외국 인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임금 하락과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했다는 지지층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도 이 같은 조치가 “미국 노동자들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해 대체되고 있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민법 전문가들은 H-1B 비자 발급을 더 어렵게 만드는 조치가 합법적 이민을 제한하고 기술·금융·고등교육·의료 분야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이민변호사협회 회장 제프 조셉은 “현재 상태로는 중소 제조업체·농촌 지역의 의사·치과의사들이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정부가 겨냥한 대상이 아니라, 암 연구자 채용이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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