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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1981~2019년까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출준칙 도입시금융위기 발생확률을 5~6%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지출준칙이란 재정준칙 유형 중 하나로 지출 증가율 한도를 국내총생산(GDP) 성장율 등으로 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 전 세계국가 대상 분석에서도 지출준칙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금융위기 발생확률을 4~5%포인트 낮췄다고 논문은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출준칙의 도입으로 지출 증가율 혹은 지출비중이 중장기적으로 안정될 때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강화된 것”이라며 “재정지출에 관한 민간의 불확실성이 낮아지며, 외부 충격 대응에 드는 재정수입 증가압력을 완화해 전반적인 금융위기 발생확률을 낮추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재정준칙 도입시 경기순응적 재정지출을 하게 돼 경제 충격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다만 재정준칙 중 수지준칙(재정수지의 한도를 GDP 대비 비율 등으로 정하는 방식)이나 채무준칙(국가채무 또는 신규 국가채무의 한도를 GDP 대비 비율 등으로 정하는 방식)에서는 금융위기와 관련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재정준칙이 경기순응적 경기대응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연구에서는, 채무준칙 도입기간이 길수록 경기순응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지준칙 도입기간이 길수록 재정지출의 경기순응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재정준칙의 법제화시 경기침체기에 재정을 통한 적극적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채무준칙을 도입한 경우는 맞지만 수지준칙 도입한 경우는 맞지 않은 셈이다. 한국은 수지준칙을 기본으로 채무준칙을 부가하는 형태로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수지준칙의 운영이 이론적으로는 재정지출의 경기순응도를 높일 수 있으나, 실제는 낮게 나타났다”며 “수지준칙의 도입이 재정적자 편의를 줄여 경기대응 능력을 제고한 것으로 보이며, 저출산 선진국에서는 국가채무와 호황기 재정흑자를 바탕으로 경기대응적 재정지출이 가능해 낮은 순응도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준칙은 중장기적으로 도모할 재정총량의 수치적 목표 혹은 기준점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라며 “재정건전성을 제고해 경제위기와 같은 중장기 잠재력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줄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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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등 사회구조 변화가 안정화되어 중장기적 재정수요가 안정화되는 시점까지는 정치적 논란이 큰 채무준칙보다는 지출준칙과 합리적 가정하의 수지준칙의 적용을 통해 국가채무 증가속도를 실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