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쥐약"이라던 버핏, 中 암호화폐 사업가와 54억짜리 점심

김인경 기자I 2019.06.04 11:16:01

올해 버핏과의 점심 경매 낙찰자, '트론' 창시한 中 쑨위천
"7명의 블록체인 전문가와 함께 점심할 것"
비트코인 비판해온 버핏에 변화 일으킬지 '관심'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역대 최고가를 찍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점심 경매를 암호화폐 트론을 만든 가상화폐 사업가 쑨위천(孫宇晨·28) 비트토렌트 최고경영자(CEO)이 낙찰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비트코인을 “쥐약(rat poison)”이라고 부르며 암호화폐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버핏 회장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현지시간) 쑨 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버핏과의 점심’의 주인공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따르면 그는 456억7888만달러(54억원)라는 사상 최고가로 낙찰해 버핏과 점심을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쑨 CEO는 버핏의 가치 투자를 신뢰하며 그와 교류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블록체인의 장래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경영이나 미래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듣게 되는 게 이번 점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 7명과 함께 버핏과 점심을 하면서 상호 이해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버핏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이다. 심지어 비트코인을 ‘쥐약’이나 ‘도박’으로 평가하며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하는 자산”이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다.

이에 쑨 CEO는 “역대 가장 성공한 투자자들도 때로는 다가오는 파도를 놓칠 수 있다”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일하는 우리가 그에게 증명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쑨 CEO는 “버핏에게 투자와 인생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이는 트론과 비트토렌트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블록체인 업계 발전사의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내다봤다.

쑨 CEO는 1990년 칭하이성 시닝에서 태어나 베이징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후 펜실베니아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2017년 트론을 창설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브스가 뽑은 아시아 30세 이하 창업자 30인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버핏과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만남은 예년과 같이 뉴욕의 스미스 앤 월렌스키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경매 수익금은 모두 비영리단체인 글라이드 재단에 기부된다.
쑨위천 비트토렌트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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