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올해 2분기 체감경기 20p 상승 `87`..1년만 반등

양희동 기자I 2019.04.03 11:00:00

반등 성공했지만 `부정적 전망` 여전히 우세
대내외 리스크 가중 탓..기업 82% 2Q 투자 보수적
화장품, 제약, 의료정밀 ''긍정''..자동차·부품 ''부정''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 올해 2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20포인트 상승하며 1년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과 EU(유럽연합)의 경기둔화 가능성과 신흥국 및 중동지역 경제 불안, 노동환경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1분기보다 20포인트 상승한 87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기준치(100)을 밑돌아 2분기 경기를 1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적었다. 지수가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측은 “신규 수주가 본격화되고 최근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따라 내수(64→84)와 수출(80→100)부문의 체감경기가 모두 개선돼 반등 폭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채주도 성장의 한계가 드러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가능성, 베네수엘라·터키 등 신흥국 불안, 저유가로 인한 오일머니 고갈 등 통제가 어려운 대외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는 재정·외환 건전성과 국가신용도 같은 기초는 견고한 반면, 경기 불안감 고조로 수출·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긍·부정 요인들이 혼재돼 있다”며 “고용노동, 서비스·신산업 부문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불확실성 축소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최근 한류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화장품(135)’, ‘제약(118)’, ‘의료정밀(102)’의 전망이 밝았다. 반면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부품(78)’, ‘철강(82)’, ‘전기장비(82)’, ‘정유·석화(83)’, ‘기계(87)’ 등은 부정적 전망이 많아 기준치를 하회했다. 하지만 ‘조선·부품(107)’ 산업은 신규 수주량과 선박 인도량이 증가세를 보이며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철강 산업이 밀집한 ‘전북(59)’과 ‘대구(65)’가 부정적이었고 관광과 식료품 수출에서 호조세를 보인 강원(112) 지역 전망이 가장 밝았다.

제조기업의 전반적인 투자 여건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10곳 중 8곳(80.8%)이 “현재의 투자 여건이 어렵다”고 답했다. “양호하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2분기 투자 계획에 대해선 응답기업 대부분이 ‘보수적’(82.3%)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경기 불확실성 증대’(69%), ‘고용노동환경의 변화’(27.7%), ‘기존시장 경쟁 과다’(26.6%), ‘자금조달 어려움’(25.4%) 등을 꼽았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정부 전망치(2.6~2.7%)를 하회할 것’이라는 응답(45.5%)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전망치 수준은 달성할 것’(44.8%)이라고 답했다. 우리 경제·산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해결이 시급한 문제에 대해선 ‘고용노동의 선진화’(44.1%), ‘혁신기반 재구축’(42.1%), ‘서비스산업 발전’(24.0%) 등의 순으로 답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 모멘텀 마련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늘려 경제·산업의 단기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규제플랫폼 개선이나 전통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 노력을 병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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