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풀HD보다 4배에서 16배까지 선명한 초고화질(UHD)TV 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달아 오르고 있다. 케이블방송사와 위성방송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UHDTV 방송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방송사와 IPTV가 힘겹게 따라가는 모양새다.
LG전자(066570)는 지난 24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케이블쇼’에서 케이블 업계와 손잡고 셋톱박스 없이도 UHD급 화질의 방송이 가능한 TV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케이블업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함께 셋톱박스 없는 UHD TV를 개발할 예정이다.
케이블 업계는 이처럼 제조사의 기술 발전에 발맞춰 올해 말부터 전용 TV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UHD 전문 영화 채널을 만들 예정이다. 셋톱박스를 통한 UHD 방송은 내년 시범방송을 거쳐 2015년께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053210)도 전용 ‘디코더 칩셋’ 같은 기술만 개발되면 바로 셋톱박스를 통한 UHD 방송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실험방송에 성공한 이후 현재 에릭슨과 함께 더 안정적인 기술을 통한 실험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 업계는 자사 가입자를 대거 빼앗고 있는 IPTV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이미지를 차세대 방송인 UHD 선점을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고화질을 앞서 내세워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의 위치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현재 케이블·위성방송이 UHDTV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이유는 망 투자를 추가로 하지 않고도 U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UHD 방송을 위해서는 33~50Mbps의 전송율이 필요한데 케이블과 위성방송은 각각 50~70Mbps, 38.8Mbps의 전송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와 IPTV가 지지부진한 것이 이 때문이다. 지상파의 데이터 전송률은 19.3Mbps, IPTV는 7Mbps에 불과하다. IPTV의 경우 UHD 방송을 내보내려면 현 인터넷망을 기가바이트급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강현구 LG유플러스(032640) 컨버지드홈사업부장 상무는 “UHDTV를 준비해야겠지만 1~2년 내에는 (도입하기가) 어렵다”면서 “UHD를 하려면 콘텐츠가 중요한데 현재 지상파가 풀HD도 제대로 공급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상파의 고민도 비슷하다. 콘텐츠 제작부터 송신, 수신 환경까지 제작 전반에 걸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주파수 확보가 우선이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이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배정해 달라고 건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사정을 봤을 때는 케이블과 위성이 앞서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방송의 핵심인 콘텐츠는 지상파쪽에 쏠려 있는 상황이라 UHD 방송의 주도권을 누가 쥘 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퀄컴,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량 줄여 주는 앱 출시
☞LG전자, 침구청소기 최초 저탄소 제품 인증
☞LG전자, 스마트TV 게임 콘텐츠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