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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차기 총수로도 거론되고 있는 그는 지난 2010년 3분기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후 2년 만에 다시 공식석상에 나타나 회사의 현안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조 전무는 “자체 자본만으로도 KAI를 인수할 수 있다”면서도 “해외 업체 5~6군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산업은 외국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비중이 10% 미만으로 제한돼 있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Oil(010950)의 지분을 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KAI 인수 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인력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엔지니어의 기술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구조조정할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KAI 인수 후 경남 사천의 KAI 공장과 부산의 대한항공 테크센터를 합병해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민간과 군수를 나눠 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부산 테크센터에는 KAI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려는 것과 관련해 현재 KAI 노조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론이 좋지 않은 점에 대해서 조 전무는 “업종이 같아서 경험으로 봤을 때는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전무는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재무적으로는 더 좋을지 몰라도 대한항공은 업종이 같고 항공기에 대해 훨씬 잘 알기 때문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본부장(부사장)도 “대한항공과 KAI는 같은 항공기 제작 사업을 하고 있고 우리도 그만큼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해외 항공기 제조사와도 네트워크가 좋아 KAI를 인수하면 서로 시너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3분기 영업이익(K-IFRS)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한 31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 증가한 3조400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4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대한항공이 3분기 3000억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은 지난 2010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고유가 속에도 차세대 항공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장거리 탑승객을 늘린 것이 한몫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