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기자] 4일 열린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골프에 비유하면서 출자총액제도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기업 활동이 어떤 스포츠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고 강 위원장은 "정해진 룰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축구에 비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답할 줄 알았다. 그러나 기업 활동은 골프와 가장 유사하다"며 `골프유사론`을 펼쳤다.
이 의원이 기업 경영을 골프와 유사하다고 본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우선 골프는 지형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경기장`을 만든다는 점이다. 축구나 야구 등은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지형을 고르고, 네모 반듯한 틀을 만들어야 하지만 골프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놔둔다는 것.
기업들이 이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경제적 상황은 무엇에 의해 걸러지거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환경 그대로라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는 `불가예측성`이다. 축구나 야구는 불가예측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방과 동일한 수의 선수와 같은 모양의 도구, 정형적인 경기장 등을 사용하는 반면 골프는 땅의 굴곡과 바람 등 불가예측성이 최대화된다는 것.
이 의원은 "기업이 실제로 부딪치는 경영 환경은 한치앞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변화무쌍하다는 점에서 불가예측성이 높은 골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마지막으로 골프와 기업 활동간 공통점으로 제시한 것은 `단독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축구나 야구 등 일반적인 스포츠가 개인의 독자적 플레이 보다는 팀 전체의 협동과 이익이 중요시하는 반면 골프는 대개 개개인이 자신의 스코어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
이 의원은 "축구나 야구처럼 전체 득점력을 높이는게 좋다는 원리를 경제에 적용한 것이 바로 출자총액제한"이라며 "제한된 자본을 투입해 경제 전체 효용을 높인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에는 기업활동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정위는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심판적 역할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규제로 자율적 경영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