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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과 미연방항공청(FAA)에서 근무한 바 있는 항공 안전 전문가 조 제이콥슨은 “조류 충돌 후 조종석 디스플레이 정보가 사라졌다면 조종사들이 어느 엔진이 손상됐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제이콥슨은 “양쪽 엔진 모두 손상됐고, 조종사들이 이를 인식할 방법이 없었다면 상황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결론을 내리기 앞서 조종석의 상세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직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인 존 고글리아 역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조종사들이 고장 난 엔진을 식별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고장 나거나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기들이 꺼지면, 조종사들이 의존할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고글리아는 조종사들은 실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된 시나리오 기반 훈련을 시뮬레이터에서 수행하지만 훈련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19일 엔진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유족협의회의 반발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유족협의회에 사전 공유된 조사 결과에는 조종사가 조류 충돌로 손상된 오른쪽 아닌 상대적으로 손상이 덜한 왼쪽 엔진을 정지시키며 양쪽 엔진 모두 출력을 상실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관들은 엔진 모두 깃털이 발견됐으며 조류 충돌 이후 두 엔진 모두 진동하며 손상의 징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측 엔진에서는 압축기 손상으로 화재와 검은 연기가 발생했는데 착륙 직전까지 일부 동력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붙은 엔진 하나만 켜져 있어 전력이 제한되며 항공기는 랜딩기어(착륙장치)를 내리지 못한 채 착륙을 시도했고, 동체로 활주로에 착지한 뒤 활주로를 넘어 벽에 충돌해 화염에 휩싸였다. 승무원 2명만이 생존했으며 탑승자 전원과 나머지 승무원은 사망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불이 붙은 엔진도 연소작용 등으로 일부 추력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항공기를 추진하기에는 충분치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프랑스, 한국 합동조사단이 5~6월에 걸쳐 분석한 결과, 두 엔진 모두 사고 전에는 결함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NYT에 사조위 조사결과를 전달한 유족 측 대표 고재승 씨는 “당국의 설명은 근거가 부족하며 조류와 조종사 책임으로만 몰아가는 인상이 강했다”고 말했다. 보고과정에서 일부 유족이 회견장을 점거하며 항의했고, 당국은 예정했던 공식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현재 제주항공 사조위는 조류 충돌 후 조종석 디스플레이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최종 보고서는 내년 6월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