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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 II’와 ‘기하’를 수능에서 빼는 대신 내신으로 평가하면 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선택과목형 수능제도가 도입된 2022년 이래로 이공계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모두를 내신으로는 배웠지만, 수능에서는 오직 한 과목만을 선택해 공부했다. 그 결과, 신입생 학력 저하 현상이 대학기초과정 현장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고, ‘미적분 II’와 ‘기하’를 수능에서조차 빼면 상황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게 수학회의 설명이다.
이번 개편안은 선진국들이 인공지능이 주축이 되는 미래 과학 기술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등학교 수학 교육을 강조하는 흐름과도 맞지 않다고 봤다. 가령 중국과 일본의 이공계열은 ‘미적분 II’와 ‘기하’가 대입 시험 범위에 포함돼 있다. 인문사회계열도 ‘미적분 II’와 ‘기하’의 일부 내용이 시험 범위에 추가됐다.
이 과목들이 이공계열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가 꼭 필요한 과목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수학회는 “대입 시험에 필요한 변별력을 갖춘 어려운 수학 문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역할로 가장 적절한 과목이었던 것뿐”이라며 “현행 개편은 여태껏 수능 수학에서 필요 이상의 어려운 문제를 내도록 강요했던 교육 당국이 이제 와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과목이니 빼라고 격으로 이 과목들이 수능에서 제외되면 또 다른 수학 단원이 어려운 과목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학회는 “이공계열 입학생의 ‘미적분 II’와 ‘기하’ 소양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우리나라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공계열 학과에서 ‘미적분 II’와 ‘기하’의 중요성과 수능에서의 필요성을 이공계열 전공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해야 하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