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 작전 거세지자…하마스, 인질 3명 추가 공개

김겨레 기자I 2023.10.31 11:28:23

인질들, 네타냐후에 "우리 모두 죽이고 싶나"
하마스, 인질 이용 심리전으로 시간 버는 듯
음악 축제서 붙잡힌 인질 1명은 사망 확인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당시 붙잡은 인질을 2주 만에 새로 공개했다.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거세지자 인질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선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마스가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성 인질 3명. (사진=X)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조직 알 카삼 여단은 이날 자체 방송 채널을 통해 여성 인질 3명의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가 붙잡은 인질의 영상을 공개한 것은 지난 17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해당 영상에서 인질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세 여성 중 한명인 대니얼 알로니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당신은 우리 모두를 석방시키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우리는 당신의 정치적, 군사적 실패를 대신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 공격을 강화한 것을 두고 “군대로 우리 모두를 죽이고 싶나”라며 “당장 우리를 풀어달라”고 외쳤다. 이어 “우리 모두를 해방시켜라”라며 “가족들에게로 돌아가자”라고 울부짖었다. 외신들은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하마스의 강압에 의해 발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질 세 명에게 눈에 보이는 큰 부상은 없었다.

알로니의 아버지 라모스 알로니는 영상 속 딸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만 딸이 살아 있다는 안도감에 심장이 거의 멈출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알로니가 3살 배기 딸 등 가족 총 5명과 함께 납치됐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에 등장한 인질 세 명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납치되거나 실종된 모든 사람을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포로와 실종자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향해서는 “잔인한 심리 선전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대변인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심리적 테러를 자행했다”며 “우리는 강인함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인질 최소 239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4명의 인질이 풀려났으나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강화한 이후 카타르를 통한 인질 석방 협상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강화되자 하마스가 인질을 이용한 심리전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에서 열린 음악 축제 현장에서 하마스에 붙잡힌 독일계 이스라엘인 여성 샤니 루크가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외무부가 밝혔다. 샤니의 시신은 찾진 못했으나, 희생자 유해에서 발견한 두개골 조각의 DNA 샘플이 샤니의 것과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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