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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2분기 매출이 223억 3000만달러(약 29조 43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225억달러)를 밑도는 실적이다. 순손실은 4억 6000만달러(약 6062억원)로 작년 2분기 14억 10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6억달러(약 4조 7500억원)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33억달러)를 상회했다.
디즈니+의 저조한 구독률이 순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2분기 디즈니+ 구독자는 1억 4610만명으로 전분기(1억 5780만명) 대비 7.4% 줄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리그인 ‘크리켓 리그’ 중계권을 상실한 것이 구독자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디즈니+ 인도 자회사인 ‘디즈니+핫스타’가 해당 중계권을 포기하면서 디즈니+ 구독자 수도 약 24% 급감했다.
CNBC는 “디즈니가 구조조정에도 지속적인 스트리밍 부문 실적 악화로 올 2분기 모호한 실적(mixed result)을 기록했다”며 “디즈니+는 지난 3개월 동안 구독자 이탈을 겪으면서 디즈니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유통 부문에서 사용자 감소 및 수익 감소에 동시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디즈니는 구독자 수 감소에 따른 수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없는 구독 서비스 요금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2일부터 광고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이 디즈니+에선 14달러, 또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자회사 훌루(Hulu)에선 18달러로 인상된다. 기존대비 각각 27%, 20% 높아진 가격이다.
디즈니는 또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계정 공유를 금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디즈니는 “올해 초 넷플릭스가 미국 시장에서 구독자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도입한 것처럼 구독자 패스워드를 공유하는 일을 엄단할 것”이라며 “연말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의 주가는 실적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4% 상승했다. 구독료 인상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디즈니+가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을 소외시키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분석했다.
한편 디즈니는 OTT 부문의 손실이 누적되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 초부터 7000명 감원을 목표로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예산을 55억달러 삭감하는 등 비용절 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